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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골프는 지난 2월 핑마니아 회원들이 가장 먼저 신제품 G440을 접할 수 있도록 특별한 시타회를 진행했다. 핑골프 |
한국 골프 시장은 전쟁터다.
더 많은 용품을 팔아야 하는 판매 전쟁, 싸늘하게 식어가는 시장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생존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경제 불황에 소비심리 위축으로 젊은 골퍼들이 떠나고, 기존 골퍼들도 라운드 수를 줄이거나 당분간 쉬겠다고 결정한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골프용품 업계에서는 "코로나 시기에 3년 치 물량을 팔았으니 이후 3년은 빙하기라고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심각하다.
특히 3년째를 맞이한 올해는 '생존'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라고 설명한 뒤 "지난해 전체 골프 시장은 15% 감소, 여성은 20% 감소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 올해 상반기에 매출 목표를 달성한 곳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가만히 있을 순 없다.
골프용품 업계는 줄어든 신규 고객 대신 서비스 강화, 할인, 혜택 확대 등을 통해 기존 자사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을 최대한 지키고, 이들을 통해 긍정적 입소문 마케팅을 펼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일명 '집토끼 지키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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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리스트는 성수동에 마련한 시티투어밴을 통해 커스텀 웨지와 볼, 스윙 분석, 맞춤 아이언 제작 등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타이틀리스트 |
자사 제품에 충성도가 강한 동호회를 가장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곳은 삼양인터내셔날의 핑 골프다.
회원이 3만1578명이나 되는 '핑 마니아'는 어느 브랜드보다 끈끈하다.
특히 올해는 핑골프의 모든 활동을 동호회와 함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월에는 핑마니아 회원 20명과 함께 TV CF를 촬영했고 2월에는 회원들이 가장 먼저 신제품 G440을 접할 수 있도록 특별한 시타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여기에 연 1회 핑마니아 오픈 골프대회, 정기 월례회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일방적이지 않다.
매년 겨울 핑마니아 회원들은 자발적으로 연탄구매 모금운동을 한 뒤 직접 연탄 배달 봉사까지 한다.
올해 2월에도 연탄 3000장을 전달했다.
차효미 핑골프 마케팅팀 부장은 "핑 마니아클럽 커뮤니티가 활성화돼 CF 출연, 자체 대회, 봉사활동도 함께하며 끈끈한 유대감이 존재한다"며 "입소문을 통해 신규 고객도 꾸준하게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골 서비스 강화와 함께 특별한 감동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서비스도 있다.
'프라이빗 센터'다.
타이틀리스트는 일찌감치 성수동에 타이틀리스트 시티 투어밴이라는 센터를 만들었다.
커스텀 골프볼, 나만의 웨지, 스윙 분석에 이어 최근에는 현장에서 바로 맞춤 클럽을 제작하는 공간까지 완성했다.
일명 TT(팀 타이틀리스트)로 불리는 '찐팬'을 대상으로 대회도 열고 있다.
브랜드를 대표하는 아마추어 앰배서더 모임인 '팀 타이틀리스트 코리아' 멤버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국가대항전 출전 기회까지 제공해 경쟁률이 10대1에 이를 정도다.
김현준 타이틀리스트 마케팅팀장은 "한발 앞선 마케팅 전략으로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고객 만족도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젝시오, 스릭슨, 클리브랜드골프를 전개하는 던롭스포츠코리아도 3월 초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던롭 프라이빗 센터'를 열었다.
던롭 관계자는 "맞춤형 솔루션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개별화된 공간과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특화된 매장이다.
어떠한 골퍼라도 방문하면 다양한 제품 경험과 구매, 신뢰도 있는 분석 및 큐레이션, 커스터마이즈 서비스, AS 등 다양한 경험과 서비스에 대한 높은 만족도를 느낄 수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아이언 명가' 미즈노도 탄탄한 단골층을 보유한 브랜드다.
지난 2월 한 달간 미즈노 퍼포먼스센터 서울에서 진행한 피팅 및 스윙 분석 서비스 무료 이벤트가 좋은 반응을 얻어 행사를 3월까지 확대했다.
또 업계 최초로 브랜드와 관계없이 모든 정품 아이언을 대상으로 보상판매 프로모션을 진행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4월까지 실시되는 보상판매 프로모션은 기존 아이언을 반납한 뒤 신제품 아이언을 합리적으로 살 기회다.
김혜영 미즈노골프 마케팅팀장은 "미즈노는 새 클럽을 직접 쳐보고 살 수 있는 클럽 무료 렌탈 이벤트, 무료 피팅·스윙 분석, 보상판매 등 다양한 이벤트를 전개하고 있다"며 "고객들의 부담을 줄여주고 만족도를 높이는 마케팅을 통해 골퍼들의 신뢰를 높이고 동시에 브랜드 충성도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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