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장(미국증시)’은 고전하는데 ‘국장(한국증시)’은 잘 버티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코스닥은 ‘헬스닥(hell+코스닥)’이라는 치욕적인 말을 들을 만큼 시원찮았다.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이 시행됐지만 불확실성이 가중된 탓에 한때 전쟁 중이던 이스라엘, 러시아보다도 저조한 수익률을 보이기도 했다.
올해는 다르다.
올해는 코스닥을 중심으로 바이오, 로봇, 게임 등 여러 업종에서 종목장세가 펼쳐지며 회복세를 보이는 중이다.
관심사는 개미(개인) 투자자 기대에 부응하며 올해 내내 코스닥이 괜찮은 수익을 내주느냐다.
먼저 ‘믿거나 말거나’ 식의 근거부터 소개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홀수 해’는 크게 올랐다.
이른바 ‘코스닥 홀짝 공식’이다.
코스닥 지수가 30% 이상 하락한 이듬해에는 주식시장이 좋아지는데 ‘짝수 해 하락, 홀수 해 상승’이 이어졌다.
1997년 이후 코스닥 지수가 연초 대비 연중 30% 이상 하락한 해는 총 6차례였다.
1998·2000·2002·2008·2020·2022년으로 모두 짝수 해였다.
흥미롭게도 이듬해인 홀수 해에는 최대 241%에 달하는 상승장을 보였다.
이 중에서도 연중 지수 등락이 가장 가팔랐던 공포의 시기는 2000년이었다.
IT 버블 붕괴로 코스닥 지수가 최대 -80%의 연초 대비 하락률을 보였다.
하지만 이듬해인 2001년 연중 상승률이 최고 70%를 넘는 등 180도 돌아섰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코스닥지수는 큰 충격을 받았다.
당시 하락률이 65%에 달했는데, 역시 이듬해인 2009년 최고 상승률은 70%를 넘어서며 ‘홀짝 공식’을 입증했다.
2020년 코로나 위기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위기에도 코스닥 지수는 37% 넘는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홀수 해인 2021년과 2023년 코스닥은 각각 7%와 28% 반등하며 마감했다.
특히 2023년 코스닥 시장은 2차전지 기대감에 힘입어 주요국 증시 중 상승률 세계 1위를 기록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지난해 코스닥 지수는 1998년 이후 역대 7번째로 큰 하락률을 기록했다.
‘홀짝 공식’에 따라 희망회로를 돌려본다면 2025년은 상승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도 된다.
‘공포에 사라’는 증시 격언과도 맞물리는 데이터인 셈이다.
반등 이유가 아주 없는 것도 아니다.
코스닥은 실적 변수보다 수급에 크게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
신용잔고가 바닥나 더 이상 나올 악성 매물이 없어질 때 수급이 살아나 상승세로 돌아서는 경향을 보인다.
이런 흐름이 해를 걸러가며 하락과 상승을 반복하는 패턴을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업 관계자는 “지난해 주가가 지나치게 떨어졌다는 인식과 함께 투자자들이 악재보다 호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올해는 호재성 뉴스에 주가가 요동치는 모습을 연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명순영 기자 Illust 게티이미지뱅크]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