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턴 이걸로 돈 벌겠다”...100분기 연속 흑자낸 SKT의 선언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AI 피라미드 2.0 전략 공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돈 버는 인공지능(AI)을 시작할 것입니다.

AI 데이터센터로 가장 먼저 돈을 벌고, AI B2B(기업 대 기업)로 돈을 벌고, 마지막으로 AI B2C(기업 대 소비자)로 수익을 낼 것입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지난 2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5 기자간담회에서 AI 기술 경쟁력 강화에 대한 청사진이 담긴 ‘AI 피라미드 2.0 전략’을 공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AI 피라미드 2.0’은 AI 데이터센터(AI DC), AI B2B, 솔루션 AI B2C의 3단계로 구성된 전략으로, 단계별로 수익 창출을 도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SK텔레콤이 ‘AI 컴퍼니’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의 명확한 목표는 ‘돈 버는 AI’ 구축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매출 17조9406억원, 영업이익 1조8234억원을 기록하며 2000년 1분기부터 작년 4분기까지 무려 100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지난해 매출(별도 기준) 중 80% 이상은 이동통신사업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더 이상 이동통신 가입자 확대에만 수익을 기대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SK텔레콤도 ‘성장 정체’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SK텔레콤이 새로운 먹거리로 낙점한 선택지는 바로 ‘AI’다.

유영상 대표는 지난 MWC 기자간담회에서 “회사의 생산성을 높이고, 새로운 성장 사업을 만들고, 글로벌 시장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기에 우리(통신사)가 AI에 진심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영상 대표 주도하에 2023년을 AI 컴퍼니 전환의 원년으로 삼은 SKT는 그로부터 3년 차를 맞은 올해, ‘AI 피라미드 2.0’ 전략을 바탕으로 가시적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우선 ​AI DC의 경우 ▲구독형 AI 클라우드 GPUaaS 서비스 ▲소규모 모듈러(Modular) AI DC ▲단일 고객 전용(Dedicated) AI DC ▲하이퍼스케일급 AI DC 등 총 4대 사업 모델로 세분화해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또한 일상 및 전문 영역에서 업무 방식의 혁신을 가져올 AI B2B 에이전트 ‘에이닷 비즈’의 연내 출시를 통해 시장을 공략하고, 에이닷∙에스터(Aster) 등 AI 서비스도 고도화 또는 신규 개발해 고객의 AI 경험을 혁신해 나갈 방침이다.


AI 수익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는 지표로도 나타나고 있다.

단적으로 SK텔레콤은 지난 2월 12일 2024년 실적 발표에서 ‘AI 사업’ 관련 매출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사업부를 기준으로 한 SK텔레콤의 AI 관련 매출은 전년 대비 19% 성장했다.

AIX 사업 매출은 AICC, AI 비전(Vision) 등 핵심 AI B2B 상품 성장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32% 높은 성장 기록했다.

AI DC 매출도 가산 DC 등 신규 데이터센터 가동률 상승 등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며 전년 대비 13.1% 상승한 3974억원을 기록했다.


SK텔레콤은 글로벌 AI 기업들에 대한 투자 및 협력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SKT는 2023년 8월 미국 생성형 AI 기업 ‘앤스로픽’에 1억달러를 투자했다.

앤스로픽의 시장 가치는 현재 약 615억달러로, 2년 전 50억달러에서 10배 이상 치솟았다.

SK텔레콤은 미국 AI DC 솔루션 기업 ‘펭귄 솔루션스’(2억달러·2024년 7월), 미국 GPUaaS 기업 ‘람다’(2000만달러·2024년 2월), 생성형 AI 검색 스타트업 ‘퍼플렉시티’(1000만달러·2024년 6월) 등 글로벌 AI 기업들을 대상으로 투자하는 한편 이들과 각종 협력을 통해 사업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시장에서도 SK텔레콤의 적극적인 AI 사업 확대 및 수익화 추진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최근 AI 에이전트 에이닷 수익화와 기업고객 대상 GPU 클라우드 서비스(GPUaaS)를 통한 빠른 매출·이익 성장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커니(Kearney)’는 최근 전 세계 50여 개국, 1000개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AI 역량 및 성숙도 연구에서 SK텔레콤을 상위 4%에 해당하는 ‘리더 그룹’으로 선정했다.

커니는 “SKT는 첨단 인프라와 AI 기반 서비스를 통해 글로벌 AI 리더로 변모했다”며 특히 자체 대형언어모델(LLM) 에이닷엑스 개발과 더불어 오픈AI·앤스로픽 등과 협력하는 SK텔레콤의 ‘멀티LLM 전략’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100분기 동안 이동통신 기반의 수익 모델을 다져왔다면, 향후 100분기의 먹거리는 AI로 낙점하고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며 “특히 올해는 AI 사업에 대한 수익화에 방점을 찍은 만큼, AI 분야에서 다양한 사업적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