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김포시의 서울특별시 편입' 논란이 점차 거세지고 있습니다.
오늘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병수 김포시장이 '김포시 서울 편입 공동 연구반' 구성을 합의한 가운데, 이제는 고양과 구리 등 다른 서울 인접지역에서도 서울 편입을 주장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는데요.
관련내용, 보도국 취재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정호 기자 안녕하세요.
【 기자 】
네 안녕하세요.
【 앵커멘트 】
논란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데, 논의는 어디까지 진행됐나요?
【 기자 】
10월에 본격적으로 던져진 '김포시 서울편입' 논의가 점차 구체화되는 모습입니다.
여당은 김포시 서울편입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가칭 '수도권 주민 편익 개선 특별위원회'를 발족하는 등 관련 이슈몰이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향후 특별법 발의, 특위 인선, 여론조사 등을 진행하며 정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오늘 김병수 김포시장을 만난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달 중순쯤 김동연 경기지사와 유정복 인천시장도 만나 해당 사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예정입니다.
【 앵커멘트 】
서울과 김포가 합쳐지는 것이지만 두 도시만의 문제는 아닐텐데, 다른 지자체와 정치권에서는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 기자 】
네 인접 자치단체인 경기도와 인천광역시의 반응은 날카로웠습니다.
더불어민주당소속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포 편입은 나쁜 정치"라며 불쾌감을 표시했고요.
국민의힘 소속인 유정복 인천시장마저 "김포시의 서울편입은 정치쇼"라며 강한 비판에 나섰습니다.
정치권의 입에도 시선이 모이고 있는데, 민주당은 아직까지 당 차원에서 공식논평을 내놓지 않는 등 신중한 모습입니다.
해당 제안에 대해 '총선을 앞둔 인기영합성 공약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 민주당도 이같은 배경을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 앵커멘트 】
총선이 내년 4월 10일이니까, 이제 다섯 달 앞으로 다가왔네요.
유권자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 기자 】
김포를 포함한 서울 인접도시 주민들이 서울 편입을 선호한다면, 분명 총선의 향방을 가를 수 있는 이슈입니다.
그래서 여야 할 것 없이 표심을 먼저 관측하고 있는 것이고요.
하지만 이달 2일 리얼미터가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에 따르면, 김포 등 서울 근접 중소 도시의 서울시 편입에 대한 반대 여론이 58.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해당 정책의 추진 배경에 대해서는, '정치적 이해에 따른 것'이라는 응답 비율이 58.8%로 나타나, 정책 추진에 대해서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국민들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앵커멘트 】
저도 이번 이슈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데, 서울특별시의 지금 행정구역도 과거부터 꾸준히 확장해온 결과더라구요.
과거의 확장논의와 지금의 논의가 다른 점은 무엇이기에 이렇게 논란이 되고 있는 걸까요?
【 기자 】
맞습니다. 사실 서울시는 일제강점기부터 수차례 인근지역을 병합하면서 행정구역을 확장해왔는데요.
지도에서 보시다시피 지금의 강남-노원-강서 지역은 1963년에야 서울시로 편입됐습니다.
도시경쟁력 확보를 위한 선택이었는데요.
이번 논의의 시발점 역시 정치적인 이해관계보다 도시계획적 측면에서 먼저 검토되었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경기대학교 도시교통공학과 김진유 교수의 인터뷰 들어보시죠
▶ 인터뷰(☎) : 김진유 / 경기대 도시공학과 교수
- "광역도시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공간구조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광역 교통망은 어떻게 짜야하는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하고 연구한 다음에 구체적인 개별사안으로 내려가야 하는데…사안별로 먼저 생각하다보면 전체 (도시)공간구조를 생각할 겨를이 없는거죠."
도시계획 과정에서 행정통합이 논의될 수는 있지만, 행정통합 논의가 그보다 우선되어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 앵커멘트 】
김포를 비롯한 편입추진지역의 주민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면서요.
【 기자 】
맞습니다. 연접지역 내에서도 서울 생활권에 가까운 주민들은 대체로 반기는 편인데요, 부동산 이슈도 있고 버스를 비롯한 대중교통 체계에서도 이득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반대하는 시민들은 '서울 시내에 두기 어려운 혐오시설만 늘어날 것'이라는 논리로 부정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습니다.
지금 서울시는 쓰레기 매립장을 두고 주변 지자체와의 갈등이 있는데, 김포를 서울로 편입하면 김포 외곽에 매립장을 지을 수 있기 때문에 행정적인 갈등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달리 말해서, 서울 인접지역이 아닌 김포시 서쪽에 사는 주민들에겐 나쁜 뉴스입니다.
'같은 지자체'라는 명분하에 혐오시설이 김포시 외곽에 몰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앵커멘트 】
구리, 과천 등 서울의존도가 높은 다른 인접 도시도 많은데 왜 김포가 가장 먼저 도마위에 올랐나요.
【 기자 】
맞습니다. 사실 서울 인접지역가운데 '사실상 서울 생활권'이라면서 편입 논의가 활발했던 지역들이 더 있습니다.
그런데 왜 하필 '김포 편입론'이 먼저 입에 올랐는지가 궁금하실 겁니다.
김포의 서울 편입 이전에 논의가 되고 있었던 내용이 있죠, '경기도의 남북도 분할논의'였는데요.
지금 지도상에 김포시의 위치를 보면 이해가 빠르실겁니다.
김포는 한강 이남이어서 경기남도로 분류됐지만, 인천과 서울로 단절돼서 사실상 다른 경기남부 도시들과는 접점이 없습니다.
이 같은 애매한 입지 때문에 가정 먼저 논의의 대상이 되었던 것입니다.
편입찬성론자들과 반대론자들 모두 저마다의 논리는 있어 따져볼만 합니다.
다만 사회적합의 없이, 선거를 앞두고 이슈 던지기에만 급급한 정치권의 모습은 씁쓸한 뒷맛을 남기게 하네요.
【 앵커멘트 】
미래를 위한 선택이니만큼 충분한 숙고 끝에 최선의 결과를 도출했으면 좋겠네요.
지금까지 보도국 이정호 기자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 이정호 기자 / lee.jeongho@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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