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의 국방비가 천정부지로 늘어나 내년엔 국내총생산(GDP)의 6%까지 치솟을 전망입니다.

블룸버그통신은 러시아 예산 계획 초안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내년 국방비는 GDP의 6%까지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러시아의 GDP 대비 국방비 비율은 전쟁 전인 2021년에는 2.7%였으나 올해 3.9%까지 오른 바 있습니다.

전례 없는 국제 제재에 내년엔 3월 대선까지 앞둔 상황에서 국방비가 사회복지비를 넘어설 전망입니다.

러시아 정부 예산안의 변화는 막대한 재정 손실을 유발하는 끝없는 전쟁으로 인해 정부 정책의 우선순위도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보도에 따르면 내년 러시아 총예산은 36조6천억루블(약 508조원)로 올해보다 15% 증액됩니다.

국방비는 올해 6조5천억루블에서 내년 10조8천억루블(150조원)로 늘어날 전망입니다.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인 2021년 3조6천억루블의 약 3배입니다.

기밀 또는 불특정 항목의 비밀 지출은 올해 6조5천억루블에서 내년 11조1천억루블(154조원)로 오릅니다.

2021년에 비하면 두배로 늘어나는 것입니다.

전쟁 여파에 대한 조사를 피하려고 비밀 지출을 늘린 것으로 해석됩니다.

사회 정책에 대한 지출은 올해 6조5천억루블에서 내년 7조5천억루블(104조원)로 늘지만, 국방비에 비하면 3조루블(42조원) 이상 적습니다.

전비 증가와 국제 제재에도 러시아 정부는 내년에 올해보다 22% 많은 35조루블(486조원)의 세입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재정적자는 올해 GDP 대비 1.8%에서 내년엔 0.9%, 내후년엔 0.4%로 계속 줄어들 것으로 봤습니다.

석유·가스 수입도 내년엔 약 25% 늘어 11조5천억루블(160조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주요 수입원인 원유는 평균 가격이 더 올라 배럴당 올해 63.4달러에서 내년 71.3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예산안은 의회 상·하원의 승인과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확정됩니다.

[ 고진경 기자 / jkkoh@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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