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저금리 시대에 투자를 늘렸던 해외부동산 가치가 하락하면서 국내 증권사들의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해졌습니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둔화와 통화긴축 지속 가능성까지 더해지면서 하반기 증권업계에는 암울한 전망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정호 기자가 전합니다.


【 기자 】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국내 증권사들의 손실이 불어나면서 증권업계 전반에 부실우려도 커져가고 있습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국내 23개 증권사의 해외 부동산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은 약 10조 8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 증권사의 해외부동산 투자는 지난 2017년 이후로 크게 늘었는데, 그 시점부터 해외부동산 가격 하락이 가속화하면서 손실이 커진 것입니다.

투자 시점별로는 코로나 팬데믹 직전인 2018~2019년의 투자 비중이 45%에 달해 절반에 가까운데, 통상 펀드의 만기가 5년인 점을 고려하면 해당시기에 설정된 펀드의 손실분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에 나타나게 됩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증권사 순이익은 1조 473억 원으로 집계돼 직전분기 대비 73% 가량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해외부동산 투자 손실의 여파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입니다.

당장 올해부터 내후년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해외 부동산 펀드 규모만 약 30조 원에 달합니다.

이처럼 해외부동산 투자손실이 커진 것은 최근 기준금리가 높아지고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금융비용이 급격히 늘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 인터뷰(☎) : 황세운 /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 "가장 중요한 요소는 금리상승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금리상승은) 부동산 가격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고요.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유럽도 비슷한 기조를 보여왔습니다. 이렇게 되면 파이낸싱 관련비용이 크게 증가하게 되고, 부동산 가치하락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죠."

엎친데 덮친 격으로 미국과 유럽의 경기침체가 현실화되면서 해외부동산 투자 수익개선은 더 어려워지고 있고, 국내 부동산PF 리스크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증권사의 부동산 투자 부실이 금융권 전체 리스크로 번지지 않도록 업계와 당국의 선제적인 위기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놓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이정호입니다 [ lee.jeongho@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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