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이즈백' 고속 질주가 부른 '급브레이크 사고'…"주류업계 자율협약 무너뜨려" 환경단체 비난부터 SNS 불매운동까지

【 앵커멘트 】
최근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하이트진로의 소주 제품인 '진로이즈백' 불매운동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불매운동의 원인은 진로이즈백의 소주병 디자인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하는데요.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유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해 상반기 하이트진로가 시장에 첫 출시한 '진로이즈백'.

기존 녹색병과 달리 투명한 하늘색 병의 디자인과 두꺼비 모양의 1970~80년대 디자인을 복원해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출시 이후 13개월 만에 3억병 이상이 팔리며 참이슬과 함께 하이트진로의 대표 소주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것.

문제는 진로이즈백 생산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소주병 공용화 자율협약'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주류업체는 지난 2009년 6월 환경부와 녹색병을 '표준용기'로 사용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에 따라 음식점 등 도소매업체 수거 후에도 별다른 선별·회수 작업 없이 '공용병'을 재사용해왔습니다.

하지만 하이트진로가 기존 녹색 '공용병'과 다른 '이형병'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기존의 수거체계가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 인터뷰 : 백나윤 / 환경운동연합 활동가
- "이형병 유통이 많아지면 제조사별로 따로 분류를 하고 운송을 해야 하니까 거기서 발생하는 비용이 높아서 공용병 사용업체들은 분류 작업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환경단체들은 하이트진로가 사실상 주류 업계가 그동안 자발적으로 유지해 온 '소주병 공용화 자율협약'을 무너뜨렸다고 주장합니다.

여기에 지난 24일 주류 업체 10개사가 기존 녹색병인 '공용병'과 '이형병'을 1대 1 맞교환하기로 합의하면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백나윤 / 환경운동연합 활동가
- "이번 1대 1 맞교환 협약 자체가 소규모 업체들한테 이형병을 만들어도 된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고, 장기적으론 (소주병) 재사용률을 낮출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급기야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 상에선 진로이즈백 '불매운동'까지 거론되는 상황.

하이트진로는 진로이즈백으로 인한 이형병 재사용에 문제될 부분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올해 1월~6월까지 진로이즈백의 평균 회수율과 재사용률은 각각 95%, 83% 수준입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2017년도 환경부에서 발표한 고병 평균 회수율이 95%·재사용률이 85%인 것과 비교하면, 일반적인 공용병 기준에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소주 시장의 점유율은 하이트진로의 참이슬과 진로이즈백이 60%, 롯데칠성주류의 처음처럼이 20%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


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의 제품을 불매하는 환경단체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이유진입니다.

[ⓒ 매일경제TV & mktv.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오늘의 이슈픽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