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삼성생명이 판매하고, NH투자증권이 발행한 DLS의 기초자산인 사모펀드가 최근 환매 연기에 들어갔습니다.
환매가 중단된 것은 아니지만, 최근 일련의 사태처럼 사모펀드 시장의 구조적인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나연 기자입니다.
【 기자 】
사모펀드 환매 연기 사태가 또 다시 발생했습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유니버설 인컴 빌더(UIB) 시리즈 연계 파생결합증권, DLS'의 만기가 내년 5월 14일로 늦춰진다고 판매사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상품의 만기는 당초 지난 달 16일이었지만, 지난 달 31일로 한 차례 연기됐다가 결국 지난 주, 내년 5월로 또 미뤄졌습니다.
이 DLS는 홍콩 소재 운용사인 웰스매니지먼트그룹, WMG가 운용하는 금 거래 사모펀드를 기초자산으로 합니다.
사모펀드는 금 실물을 수출입하는 업체 간 은행 신용장 개설에 필요한 보증금을 빌려주고, 연 4% 수준의 이자 수익을 얻는 구조로 설계됐습니다.
펀드는 조세피난처인 케이만군도에 설정됐고, WMG와 자문계약을 맺은 유니버스 아시아 매니지먼트, UAM이 사실상 펀드 운용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펀드가 돈을 빌려준 업체가 제때 상환을 하지 못하면서 문제가 발생했고, 펀드를 기초자산으로 한 DLS도 환매가 연기된 것.
문제가 생긴 DLS 규모는 614억 원으로,
삼성생명이 신탁에 담아 534억 원 팔았으며, 신한금융투자가 50억 원, NH투자증권이 30억 원 판매했습니다.
또
삼성생명이 DLS와 별개로 이 사모펀드에 투자한 퍼시픽브릿지자산운용 펀드 450억 원 가량도 오는 10월 만기가 도래할 예정이어서 환매 연기 규모는 1천억 수준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입니다.
일단 발행사와 판매사 모두 기다릴 수 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홍콩에서 내년 5월까지 5번에 걸쳐 상환하겠다는 요청이 와서 판매사에게 전달하고, 판매사는 고객들에게 안내한 상태"라며 "내년까지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삼성생명도 "NH투자증권을 통해서 분할 상환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실질적인 상황은 발행사를 통해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홍콩 운용사와 자문사가 다르고, 조세피난처에 펀드를 설정했다는 점을 들어 당초부터 계획과는 다른 상품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이때문에 일각에서는 투자자들에게 상품만 판매하고 '깜깜이 펀드'라는 이유로 판매 이후 상품 관리는 뒷짐을 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조남희 / 금융소비자원장
- "우리나라의 판매 시장 구조는 (다른 상품 사태와) 판박이처럼 똑같습니다. 발행사와 판매사 책임 문제는 기존 책임 문제와 다르지 않다…금융수준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마케팅을 할 수 있는 구조, (발행사와 판매사의) 책임은 없이 결국 소비자에게 책임을 묻는 구조를 10여 년동안 계속 금융사고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보완을 안한거죠. "
매일경제TV 이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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