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가 매입 부지 조성원가에 매각하라며 무리한 요구”
민간사업자, 환승센터부지 매입 완료했는데…시 “매입 사실 몰라”
평택시 A간부 “민간 사업추진 이미 알고 있어…지금와서 딴 말”
 |
참고용 이미지 |
[평택=매일경제TV] 수도권 남부의 핵심 도시로 부상중인 경기 평택시의 'SRT지제역 복합환승센터' 개발을 놓고 시와 민간사업자 간 이견으로 내홍을 겪고 있습니다.
민간사업자가 지제역 동쪽 인근 부지(1만6275㎡)를 평당 600만원선에 매입했는데 최근 평택시가 갑자기 조성원가로 부지를 재매입할 예정이라며 밝혔기 때문입니다.
평택 지제역은 지방 중소도시로선 드물게 국철 1호선, SRT, KTX(수원발)의 트리플 역세권으로 주목 받고 있는 곳입니다. 지난 2011년 국토교통부가 제2차 대도시권 광역교통시행계획을 고시하면서 지제역은 자동차정류장 용도내 복합환승센터로 결정이 났습니다.
이후 평택시는 지제역 환승센터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수립을 완료하고, 경기도 교통영향분석 대책과 KTX 광역환승센터 실시 설계를 반영하는 등 적극적인 추진을 보이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2003년 9월 지제세교지구 도시개발사업구역의 실시계획인가 고시에 환승센터부지로 시설 결정이 되면서, 평택시는 환승센터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해당 도시개발사업조합으로부터 조성원가로 시에 양도하는 조건을 부여한 것입니다.
논란은 평택시가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지난 5월 열린 '환승센터 용역(중간)보고회'에서 33만578㎡ 규모의 역세권 개발 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불거졌습니다.
평택시가 철도시설공단이 추진하지 못하는 역세권 개발을 평택도시공사와 함께 동·서를 연결하는 통합방식으로 사업 추진을 논의했지만, 예비타당성조사에서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제동이 걸렸습니다.
민간사업자 측은 평택시에서 환승센터부지를 매각하도록 일방적인 요구를 했고, 애초 조성 원가 매각 조건 자체가 무리한 요구여서 매매계약 철회는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민간사업자 측은 "2016년 지제역의 SRT가 개통을 앞두고 지제역은 환승시설이 아닌 복합환승센터로 개발이 요구되면서 도시개발사업조합은 사업지를 확보하기 위해 환승센터부지를 적법한 절차를 거쳐 사업용 체비지(토지구획정리 지역에서 정리사업 결과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 환수되는 잉여 토지)로 매각한 것"이라며 "환승센터 및 광장부지를 평택시에 조성원가로 제공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문제의 부지를 매입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평택시는 환승센터 및 광장부지 조성원가 매입은 평택지제세교지구 도시개발사업 실시계획인가 보완사항에 따른 조치계획과 사전검토의견을 통해 결정난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 했습니다.
평택시 관계자는 “사전검토의견서만 봐서는 2013년에 평택시가 환승센터 및 광장부지 조성을 위해 보상 절차를 진행했어야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사업성 여부 등 판단이 명확하지 않아 토지 매입이 늦어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평택시의 주장대로라면 민간사업자가 시와 사전 협의 없이 부지 매입을 완료했다는 얘기인데 사실상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민간사업자 측에서 이미 2018년까지 해당 토지 매입을 완료하고, 설계까지 진행해 놓은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익명을 요구한 평택시 한 간부는 “시에서 (사업 추진상황이 결정되지 않는 사업에 대해)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속도를 낼 필요가 없어 지켜만 보다가 민간(사업자)에서 본격 사업 추진을 위해 토지를 매입하고 나니 지금와서 딴 말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평택시는 민간업체가 나서서 환승센터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도 이미 2017년부터 알고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SRT 지제역은 향후 수원발 KTX(2024년 개통)까지 연결되는 국가철도망 환승의 중심축으로 대규모 복합환승센터는 꼭 필요한 사업입니다.
특히, 지제역 주변은 대규모 개발 계획 시행으로 교통수요의 급격한 증가가 예상돼 평택시와 민간사업자간 절충안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최연훈 기자 / mkcyh@mk.co.kr]
[ⓒ 매일경제TV & mktv.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