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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은 “검찰 수사 없이 단행된 대통령 기소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향후 공판에서 두고두고 논란의 불씨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 기소 된 가운데, 여권 대선 후보들이 일제히 ‘사법 절차가 불공정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윤 대통령 수사는 구속까지 일사천리로 지속되는 데 비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 수사는 지지부진 하다는 이유에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월 27일 오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초유의 현직 대통령 구속 기소에 참담한 심정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서 “검찰 수사 없이 단행된 대통령 기소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향후 공판에서 두고두고 논란의 불씨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글을 통해 오 시장은 “저는 처음부터 수사 권한 논란이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수사에서 손을 떼고, 불구속 상태에서 경찰이 수사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며 “법 집행에 대해 모든 국민이 공정하다고 느끼고, 무엇보다 법적 분쟁과 갈등의 불씨를 남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오 시장은 “그러나 공수처와 검찰은 대통령 구속 여부에 지나치게 매몰돼 수차례 논란을 자초했고, 공정성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다”며 “수사 기관과 사법부 모두 스스로를 돌아보고 책임을 느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재판가 늦춰지는 점에 대해서도 질타했다.
오 시장은 “야당 대표에 대한 사법 절차가 상대적으로 늦어지는 데 대해 국민 불신이 커지고 있음도 (사법부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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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시장은 “쫓기듯이 서둘러 아무런 추가 수사도 없이 면책적 기소를 한 것은 차후에 그 책임 문제가 재조사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
홍준표 대구시장은 1월 26일 저녁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구속 기소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그는 “윤 대통령을 아무런 수사 권한 없는 공수처의 무효인 수사 서류를 근거로 구속 기소한 검찰의 결정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홍 시장은 “쟁점이 많은 사건인 만큼 불구속 수사를 해도 무리가 없었다”며 “쫓기듯이 서둘러 아무런 추가 수사도 없이 면책적 기소를 한 것은 차후에 그 책임 문제가 재조사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시장은 이어서 “이미 수사권 없는 내란죄를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등 수사를 통해 수사한 잘못을 바꿀 수 없는 입장에서, 계속 밀어붙이는 모양새를 갖추는 것은 불법을 불법으로 덮으려고 한다는 오해를 살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사법부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안 의원은 1월 26일 저녁 페이스북 글을 통해 “현직 대통령 구속 기소에 대해 다른 논란은 차치하고라도, 8개 사건, 12개 혐의로 5개 재판을 ‘불구속 상태’로 받고 있는 이재명 대표와의 형평성에 대해 강하게 문제를 제기한다”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 재판은 치타처럼, 이재명 재판은 나무늘보급 속도로 진행하는 사법부의 행태를 규탄한다”고 덧붙였다.
평소 여권과 윤 대통령을 향해 ‘쓴소리’를 날렸던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에는 헌법재판소의 공정성 문제를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1월 27일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헌재가 한덕수 탄핵과 정족수 문제는 방치하면서, 최상목 권한대행이 마은혁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것의 위헌 여부부터 선고하기로 했다”며 “이는 명백히 불공정하고, 상식과 논리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최상목의 결정이 위헌인지 아닌지를 따지려면, 최상목이 헌법에 따라 대통령 권한대행이 맞는지 아닌지부터 정하는 것이 상식”이라며 “한덕수 탄핵과 정족수 문제가 바로 이것이고, 따라서 헌법재판소가 이 문제부터 결정하는 것이 상식이고 논리이며 공정”이라고 했다.
유 전 의원은 “그런데 헌재는 ‘최상목이 합헌적 권한대행인지는 모르겠고, 최상목이 마은혁을 임명하지 않은 것만 콕 집어서 위헌 결정을 하겠다’고 우기고 있는 것”이라며 “우리법연구회 출신의 골수 좌파 재판관이 한 명 더 있어야 대통령을 확실하게 파면시킬 수 있다는 헌재의 조급함만 드러났다”고 했다.
여권 잠룡들이 일제히 목소리를 높이는 데는, 현재 탄핵정국에서 조기 대선정국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은 영향이 크다.
초기에는 이재명 대표가 압도적인 주자로 떠올랐으나, 현재는 다소 혼란하다.
민주당과 이 대표를 향한 반감 때문에 야권이 쉬이 지지율을 높이지 못하고 있다.
여권 일각에선 제대로 된 후보만 나오면 정권을 뺏기지 않을 수도 있다는 ‘희망론’이 나온다.
다만, 현재까지 다자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드러난 차기 대권 구도는 이 대표가 선두를 달리고 그 뒤를 여러 여권 주자가 뒤쫓는 모양새다.
한국갤럽이 1월 21∼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무작위 추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응답률 16.4%)한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31%),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11%),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5%), 홍준표 대구시장(4%), 오세훈 서울시장(3%),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2%) 순이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김동연 경기도지사, 유승민 전 의원은 각각 1%로 그 뒤를 이었다.
여야 후보가 1대1로 붙는 상황을 가정한 양자 대결에선 여야 주자가 대등한 레이스를 펼치는 결과도 잇따라 나오기도 했다.
YTN이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리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1월 22일부터 이틀간 전국 유권자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양자 대결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무선 100% 전화면접조사·응답률 19.4%)에 따르면 이 대표는 오 시장, 홍 시장과 각각 41% 동률을 기록했다.
다른 여권주자와의 대결 구도에선 이 대표 42%·김 장관 38%, 이 대표 39%·한 전 대표 33%, 이 대표 38%·유 전 의원 29%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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