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영국 의회가 개원한 9일(현지시간) 키어 스타머 신임 총리 연설이 진행되는 가운데 노동당 의원들이 대거 집권 여당 벤치로 자리를 옮기면서 자리가 부족해진 상당수 의원이 선 채로 총리 연설을 듣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AFP연합뉴스


14년 만에 노동당이 집권하는 영국 새 의회가 문을 열었다.

키어 스타머 신임 총리가 이끄는 새 내각이 침체에 빠진 경기를 부양하고 불법 이민, 치안 불안 등 영국에 산적한 과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 새 의회가 총선 닷새 만에 개원했으며, 린지 호일 노동당 의원이 하원의장에 선출됐다고 보도했다.

제59대 의회에서는 노동당이 650석 중 412석을 차지하며 압도적인 다수당이 됐으며, 집권 여당이었던 보수당은 121석에 그쳤다.


이날 의회에서는 여러 진풍경이 연출됐다.

노동당이 압승을 거둔 나머지 여당 측 좌석이 부족해 일부 의원은 행사 내내 앉지 못하고 서서 참관해야 했다.


스타머 총리는 첫 의회 연설에서 "이번 의회는 가장 인종과 성별에서 다양성이 있다"고 말했다.

새 하원 의원 650명 중 263명(40%)이 여성으로 2019년(220명)보다 늘어 역대 최다이며, 유색인종 의원도 66명에서 90명(14%)으로 늘었다.

초선 의원도 140명에서 335명으로 대폭 증가했다.


제1 야당 대표가 된 보수당의 리시 수낵 전 총리는 "하원 의원은 가장 큰 영예이고 특권이며 책임감이 따르는 자리"라고 말했다.

의회에 처음 입성한 극우파 영국개혁당의 나이절 패라지 대표는 소속 의원 5명을 과거 아이돌 스타에 빗대 '뉴키즈 온 더 블록'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스타머 총리는 의회 개원 이후 곧바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 워싱턴DC로 향하는 첫 해외 방문길에 올랐다.

새 의회는 유럽이 맞닥뜨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해 산적한 과제를 안고 있다.


이에 대해 토니 블레어 전 총리의 연구소는 새 정부에서 5년간 500억파운드(약 88조5000억원) 증세가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영국의 정권 교체로 경제성장률이 상승할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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