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투기자본 물러나라…영풍·MBK 약탈적 행위 좌시할 수 없어"

【 앵커멘트 】
세계 1위 비철금속 제련기업, 고려아연을 둘러싼 국부 유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동북아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인수를 추진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격화하는 모습입니다.
이런 가운데, 오늘(24일) 고려아연의 핵심 기술인력들이 MBK의 경영권 인수시도는 약탈적 행위라며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조문경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기술유출, 기술약탈, 투기자본 물러나라! 물러나라! 물러나라! 물러나라!"

고려아연의 핵심 기술인력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MBK의 경영권 인수 시도로부터 고려아연을 지켜내달라는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 인터뷰 : 이제중 / 고려아연 부회장 겸 최고기술책임자
- "대한민국의 자존심 고려아연을 지키기 위해 MBK파트너스 적대적 M&A에 대한 부당함을 알리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MBK파트너스는 중국 자본을 등에 업고 고려아연을 집어삼키려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절대로 이런 약탈적 행위에 용납할 수 없습니다."

아울러 고려아연의 모든 임직원들은 현 경영진과 함께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 인터뷰 : 이제중 / 고려아연 부회장 겸 최고기술책임자
- "저를 비롯한 핵심 기술 인력들 그리고 모든 임직원들은 현 경영진과 함께 저들과 함께하지 않을 것입니다. 고려아연은 결코 투기자본의 돈벌이 수단이 될 수 없습니다.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을 차지한다면 우리의 핵심 기술은 순식간에 해외로 빠져나갈 것이고…."

이 부회장은 또한 "장형진 고문이 영풍 석포제련소의 폐기물 보관장에 있는카드뮴 등 유해 폐기물을 고려아연에 떠넘겨 고려아연을 영풍의 폐기물 처리장으로 만들려고 해왔다"고 지적했습니다.

고려아연은 1974년 고 장병희, 최기호 창업주가 함께 설립한 회사로, 고려아연은 최씨 가문이 영풍그룹은 장씨 가문이 경영을 맡아왔습니다.

70년 넘게 이어진 두 집안의 동업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은 창업자 3세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취임한 이후부터입니다.

현재 지분은 양쪽 일가가 비슷하게 보유하고 있는데, 최근 영풍이 MBK와 손을 잡고 경영권 인수에 나서면서 갈등이 격화하고 있습니다.

영풍과 MBK는 고려아연 지분 확보를 위해 오는 4일까지 공개매수에 나선 상황입니다.

이에 MBK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번 공개매수가 지배구조 개선 목적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그동안 MBK는 최 회장이 무리한 신사업투자를 진행하면서 회사가 부실해졌다는 주장을 해온 바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객관적 지표를 고려할 때 경영 부실화가 이뤄졌다는 주장에는 동의하기 힘들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홍기훈 /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
- "객관적으로 봤을 때 매출도 늘었고 영업이익도 늘었어요. 그리고 부채비율이 나쁘지 않아요. 그러면 뭘 보고 재무구조가 부실화됐다라고 얘기하는 건지에 대한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하고요."

고려아연 경영권을 두고 양측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영풍과 MBK의 공개매수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조문경입니다. [sally3923@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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