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가면 시장 다 죽어”…금투세 폭탄에 ‘펀드런 공포’ 확산

이대로 시행땐 227조 시장 혼란
22%과세 적용前 대량 환매 조짐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서 한 시민이 전광판 앞을 지나는 모습. [사진 = 연합뉴스]
내년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을 앞두고 올해 하반기 국내주식 뿐만 아니라 227조원 규모의 펀드에서 동시다발적인 환매가 나타날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는 국내주식 양도차익에 대해서 5000만원 초과, 그외 금융자산에 대해서는 250만원 초과때 22%의 세율로 과세를 한다.


금투세 적용 전인 올해까지는 양도차익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는 국내주식이나 15.4%의 세율이 적용되는 채권과 해외주식형 펀드의 경우 금투세 시행에 앞서 올 하반기에 절세를 목적으로 차익 실현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정부는 금투세를 폐지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야당이 협조하지 않으면 예정대로 내년부터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며 “절세 목적의 선제적 매도 행렬이 시장 전반에 큰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증권사들은 금투세 시행과 인적공제 한도 축소를 감안할 때 수익이 난 부분이 있으면 올해 차익실현을 해서 세금을 줄여야 한다고 고객들에게 안내하고 있다.


여의도 증권가 [사진 = 연합뉴스]
현재도 해외주식의 경우 250만원 공제를 받기 위해 연말에 주식을 250만원치 손익만큼 매도해 세금 55만원을 덜 내려는 투자자들이 흔하다.


외국에서는 연말에 손실난 주식들을 대거 내다팔아서 양도세 기준을 낮추는 ‘택스 로스 하베스팅(Tax loss harvesting)’이 관찰된다.

한국은 세금을 내지 않는 올해를 차익실현을 위한 마지막 기회로 생각해 수익이 난 자산을 대거 매도하는 ‘역(逆) 택스 로스 하베스팅’이 일어날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장기투자 경향이 강해 그동안 수익실현에 소극적이었던 액티브펀드 투자자들까지 환매를 통해 절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주식형 펀드 순자산은 68조원, 국내혼합형 20조원, 국내 채권형 56조원, 해외주식형 펀드 68조원, 해외혼합형 7조원, 해외채권형은 9조원 규모다.

이 중 채권형 펀드와 해외주식형 펀드는 수익에 대해 적용되는 세율이 현재 15.4%에서 22%로 높아진다.

국내 주식형 역시 100만원 이상 수익이 발생하면 세제 혜택이 사라지기 때문에 올해 대거 매도가 나타날 수 있다.


금투세가 시행되면 자녀 계좌에서 주식과 펀드 수익이 연간 100만원을 초과할 경우 연말정산 신고인은 최대 74만2500원(최고세율 49.5% 적용)의 세금을 더 부담하게 될 수 있다.

이 경우 총 150조원 되는 펀드들에서 일부만 환매가 일어나더라도 투신에서의 대거 매도로 이어져 하반기 증시에서의 수급 불균형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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