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면 코스피 더 오르던데”…증시 하락에 3000억 베팅한 개미들

개인, 상승장서 주가 하락에 베팅
단기차익 노린 매수세…장투 위험
이달 코스피 4.83%↑ 곱버스 손실

1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사진 = 연합뉴스]
코스피가 2760선을 회복한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이 지수 하락에 베팅하며 역방향 투자에 나섰다.

상승장에도 단타성 수익을 노린 개인은 이른바 ‘곱버스’로 불리는 상품을 사들인 반면 기관 투자자들은 ‘레버리지’ 상품을 집중 매수하며 대조되는 모습이다.


18일 증권가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KODEX 200선물인버스2X’ 상장지수펀드(ETF)를 3048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이 기간 곱버스는 개인 순매수 1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코스피가 장중 2776.72까지 오르며 연고점에 다가선 지난 13일 하루 동안에는 1644억원어치의 개인 자금이 몰렸다.


반면 기관은 개인과 정반대로 증시 상승에 베팅했다.

이달 들어 기관은 ‘KODEX 레버리지’와 ‘KODEX 코스닥 150레버리지’를 각각 3554억원, 248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두 종목은 각각 기관 순매수 1, 2위에 올랐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코스피200 선물지수의 일별 수익률을 역으로 2배 추종한다.

지수가 떨어지면 하락분의 2배 만큼 수익이 나기 때문에 흔히 곱버스(곱하기+인버스)로 불린다.

코스피200 지수가 1% 하락하면 2%의 수익이, 반대로 1% 상승하면 2%의 손실이 발생해 고위험 상품에 속한다.


개인들이 곱버스를 담은 것은 최근 코스피가 한 달 만에 2750선을 돌파하며 우상향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지수를 단기 고점으로 보고 다시 떨어질 것이란 전망에 베팅한 셈이다.

코스피가 2600~2700선에서 횡보하고 있는 만큼 박스권 상단에 근접했을 때 인버스 ETF에 투자하는 식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곱버스의 경우 하루 수익률을 추구하기 때문에 단기 투자에 적합한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지수가 하락하면 단기간에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반대로 상승하면 음의 복리효과가 나타나 손실이 누적되기 때문이다.


실제 이달 국내 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곱버스에 투자한 개인들의 손실은 커지고 있다.

이달 들어 코스피가 4.83% 상승하자 이 기간 KODEX 200선물인버스2X에 투자한 개인은 9.56% 손실을 봤다.


문제는 향후 상승장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는 점이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상단을 올려잡으며 이번주 지수가 2800선을 넘을 수 있다고 기대했다.

올 하반기에는 ‘삼천피(코스피 3000)’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코스피 예상 범위(밴드)로 2650∼3150선을 제시하며 “코스피의 상반기 수익률은 주요국 증시와 비교했을 때 부진했지만, 결국 주가는 이익 수준을 따라갈 것”이라며 “시장은 내년 코스피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25%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주요국 증시 중 월등히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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