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건강 이상설이 돌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후계자를 정권 내부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러시아 독립 인터넷매체 메두자를 인용해 24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러시아 크렘린궁 관계자들은 푸틴 대통령이 중병에 걸릴 경우에만 교체될 가능성이 있겠지만 누가 그를 대체할 것인지를 둘러싼 논의가 진행되는 건 사실이라고 메두자에 전했습니다.

이 관계자들은 "당장 푸틴 대통령을 끌어내리겠다는 게 아니라 모의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가 머지않은 시기에 나라를 통치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정권 내부에)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이런 기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국가들의 경제 제재가 '파괴적인 수준'으로 나라를 옥죌 것이라는 러시아 내부의 우려를 반영한다고 텔레그래프는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정부 관리들과 기업인들 중에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시한 푸틴 대통령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러시아 최대 온라인 은행 '틴코프' 설립자 올렉 틴코프는 메두자에 "대부분의 러시아 기업인들이 전쟁을 규탄하는 마음을 갖고 있지만 그걸 드러내는 걸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방 국가들이 대러 경제 제재의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정작 푸틴 대통령은 그 심각성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정부 관료의 증언도 소개됐습니다.

익명의 정부 관리들은 메두자에 "푸틴은 유럽이 세계 3위의 산유국인 러시아에 전례 없는 원유 수입 중단 조치를 부과할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 송재원 인턴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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