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앞서 보셨듯이 미국과의 상호관세 협상 시한이 임박하자 우리 정부도 막바지 총력전에 나선 상황인데요.
일본에 이어 유럽연합도 미국과 15% 수준의 관세 합의에 이르면서, 우리나라 경제·산업 수장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스튜디오에 나와 있는 보도국 취재기자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조문경 기자, 어서오세요.
【 기자 】
네, 안녕하세요.
【 앵커멘트 】
경제 사령탑인 구윤철 부총리가 미국과의 관세협상을 위해 오늘(29일) 방미길에 올랐죠?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오늘 오전 워싱턴DC로 출국했습니다.
오는 31일에는 관세협상 시한을 하루 앞두고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의 회담이 예정돼 있는데요.
이 회담은 양국 간 통상 논의를 마무리 짓는, 사실상 최종 담판 자리가 될 전망입니다.
구 부총리의 출국 전 각오, 직접 들어보시죠.
▶ 인터뷰 : 구윤철 /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국익을 중심으로 한미 간 서로 상생할 수 있는 협상안이 마련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또한 현지에서 협상에 임하고 있는 김정관 산업부 장관·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과 현지 상황을 잘 파악하고 총력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미 김정관 산업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도 미국 현지에서 협상을 벌이고 있는데요.
김 장관은 앞서 러트닉 상무장관과 두 차례 회동한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미 협상단이 머물고 있는 스코틀랜드까지 직접 찾아가 추가 협상을 시도했습니다.
러트닉 장관의 동선을 따라 협상팀이 움직이고 있는 건데요.
오늘은 다시 워싱턴DC로 이동해, 막판 조율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측 핵심 인사의 일정을 따라가며 협상을 이어가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이번 협상의 긴박함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관세 협상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으나, 첫 한미 외교장관 회의도 곧 열리는데요.
조현 외교부 장관도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하고, 오는 31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만날 예정입니다.
【 앵커멘트 】
경제·산업·외교 수장이 모두 미국 현지에 집결하고 있군요.
그만큼 협상이 절박한 상황인데, 이재명 대통령도 관련 내용을 직접 챙기고 있다고요?
【 기자 】
네, 이재명 대통령은 현지 협상단으로부터 보고를 받으며 수시로 협상 상황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국익을 최우선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라"고도 당부했는데요.
대통령실에 따르면 정부는 이번 협상에서 국익을 핵심 기준으로 삼고 있으며, 여러 변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미국과의 협상에 총력 대응한다는 입장입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협상을 마치지 않은 국가에는 15~20% 수준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까지 미국은 영국과 유럽연합, 일본 등 6개국과 관세 합의를 마친 상태입니다.
【 앵커멘트 】
한국은 협의가 막바지까지 몰린 만큼, 협상 카드가 더욱 중요한데요.
우리 정부도 이에 맞서 다양한 협상 카드를 꺼내 들고 있다고요?
【 기자 】
네, 미국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조선업 협력이 우리 정부의 핵심 카드입니다.
정부는 이른바 'MA
SGA 프로젝트' 즉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를 제안했는데요.
이는 국내 민간 조선사의 대규모 미국 현지 투자와 함께,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 등 공적 금융기관이 이를 수십조 원 규모로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러트닉 장관도 이 제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부는 농산물 시장의 추가 개방도 협상 카드로 검토하고 있는데요.
기존에 협상 불가 영역으로 분류됐던 쌀과 소고기까지도 협상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제기되며, 농민단체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농업소득은 14% 넘게 줄었고, 한우 농가는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농민단체는 "식량주권 포기"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데요.
대통령실은 농산물 양보 폭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협상 상황에 따라 변수가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 앵커멘트 】
상호관세에 우리 주력 수출 품목들이 포함되면서 산업계도 바짝 긴장하고 있는데요.
특히 반도체가 다음 타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죠?
【 기자 】
네, 맞습니다.
미국 상무장관은 최근 "2주 안에 반도체 품목에 대한 관세 발표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는데요.
미 상무부는 지난 4월부터 반도체와 장비 등의 수입이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해 왔습니다.
위협 요인이 있다고 판단되면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수입 제한 조치를 내릴 수 있는 건데요.
이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뿐 아니라, 이들 부품을 사용하는 완성품 기업도 영향을 받게 됩니다.
실제로 앞서 자동차 업계에 25%의 관세가 부과되면서
현대차·
기아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0% 가까이 감소했는데요.
반도체 역시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만큼, 품목 관세 협의가 더욱 중요해진 상황입니다.
【 앵커멘트 】
관세 협상 타결 여부에 따라 한국 경제에 큰 충격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협상이 타결되지 못하면 수출과 원화 가치가 급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죠?
【 기자 】
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미국의 관세정책이 그대로 시행될 경우,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이 0.3~0.4%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하반기 내수 심리가 회복하더라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구상입니다.
실제로 기업들의 수주 실적을 보여주는 기업경기실사지수는 이번달 84로 지난달보다 5포인트(p) 하락했으며, 다음 달 수주 전망도 악화했습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역시 최근 통상협상이 결렬되면 향후 6개월 동안 주요국의 총수출이 약 10%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는데요.
국내 증권가도 "고율 관세가 현실화하면 단기 주가 하락과 함께 원화 가치 급락이 불가피하다"는 괸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반면, 협상이 타결된다면 수출 회복과 내수 개선을 통해 내년 2%대 성장률도 가능하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내놨습니다.
【 앵커멘트 】
한미 간 관세 협상 시한이 불과 사흘 앞으로 다가온 만큼, 남은 시간 동안 정부의 전략적 대응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는데요.
정부는 국익을 최우선으로 협상에 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네요.
조 기자, 잘 들었습니다.
[조문경 기자 / sally3923@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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