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책 한 권 때문에 5조원 날아갔다”…日 관광업계 초토화 시킨 스토리는

‘대지진’괴담에 관광수익 5조 ‘뚝’
만화책속 예언에 불과...“근거 없어”
예스24에서 판매중인 만화 내가 본 미래.[사진=캡쳐]
일본이 만화책 하나에 울고 있다.

스토리 속 ‘대지진설’이 무려 5조원이 넘는 관광수익을 한번에 날려버린 탓이다.

공교롭게도 대지진 당일로 지목된 5일도 평화롭게 지났는데, 일본 관광업계만 초토화 된 상황이다.


일본 아사히 뉴스는 최근 “만화 때문에 7월5일 일본에 대지진이 난다는 황당한 소문이 퍼졌다”며 “미국, 영국 등 외신이 대지진 발생 가능성을 잇따라 보도하면서 지난 5월부터 일본의 관광 수요가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충격파는 숫자로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노무라 종합연구소는 일본을 찾는 관광객 수가 줄면서 5600억엔(약 5조2900억원) 규모의 관광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일본행 여행의 경우 대만 관광객은 절반 이상 줄었고, 미신을 쉽게 믿는 홍콩인들의 경우 사실상 일본행 제로 수준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한국인들까지 일본행 여행심리가 주춤하면서 7월말까지 일본 왕복 항공권은 10만원대 수준까지 내려앉은 상태다.


특히 일본 규슈(九州) 지역 가고시마는 초토화다.

최근 신모에다케(新燃岳) 화산에서 분화가 일어나면서, 항공편까지 결항돼 직간접적인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아사히 뉴스는 일본 현지민 들 뿐 아니라 해외 관광객들이 아예 가고시마 지역 자체를 기피하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대지진설은 일본 만화가 타츠키 료가 1999년 출간한 ‘내가 본 미래’에서 ‘2025년 7월 5일 대재앙이 온다’고 한 것에서 유래된 괴담이다.

예언과 달리 지난 5일 일본 내에 큰 지진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타츠키 료는 이번 달 내에 큰 재해가 닥칠 것이라며 주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일본 토목학회는 대지진(난카이 해곡 대지진)이 발생할 경우 20여년간 1466조엔, 우리 돈 약 1경 3847조원의 경제적 피해가 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일본 국내총생산인 GDP 609조엔의 무려 2.4배에 달하는 규모다.


토목학회는 난카이 대지진이 발생하고, 경제가 정상화될 때까지 회복기간을 22년으로 보고 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뒤 경제 정상화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종합해 계산해 낸 결과다.


일본 기상청(JMA)은 7월 대지진 괴담이 근거 없는 소문에 불과하다며 일축하고 있다.

다만 규슈 남부 가고시마현 도카라 열도를 포함 일본 전역에서 크고 작은 지진이 1500차례 넘게 발생하면서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괴담은 괴담일 뿐이다.

오히려 지금이 일본 여행을 하기엔 비용측면에서 적기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신익수 여행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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