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에피스홀딩스(가칭)를 신설회사로 만드는 인적분할을 공시한 이후 그룹 지배구조와 관련된
삼성물산·
삼성생명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여기에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처리 문제까지 부각되면서
삼성중공업 주가 역시 큰 폭으로 상승했다.
27일 코스피에서
삼성물산 주가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적분할 발표 이후 4거래일 만에 8.3% 오른 15만500원에 마감했다.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을 43.1% 가지고 있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연구개발(R&D) 사업을 영위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가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거쳐 간접적으로
삼성물산에 반영됐다"면서 "이번 지배구조 개편으로 고부가가치 산업인 신약 R&D 사업 가치를 보다 직접적으로 반영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맥쿼리증권은
삼성물산 목표주가를 현재 15만원에서 20만원으로 높였다.
삼성물산이 바이오 사업을 현금화할 수 있는 길이 생기면서 지주사 할인을 기존 60%에서 40%로 줄였다.
삼성물산이 19.3% 지분을 가지고 있는
삼성생명 역시 최근 주가가 상승세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이
삼성생명에 유리하게 진행될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여기다 '이재용 회장-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전자'로 이어지는 그룹 지배구조에서 '
삼성생명법'까지 통과되면
삼성전자 지분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지금 국회에는 지난 2월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이 발의한 '
삼성생명법'이라고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보험사는 보유한 계열사 지분을 취득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해야 한다.
또 현행 보험업법에 규정된 것처럼 총자산 대비 3%를 초과하는 지분은 매각해야 한다.
현재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시가로 평가하면 27조원이어서 법안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19조원의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삼성생명이 팔아야 하는
삼성전자 지분을
삼성물산이 사와야 이 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이 높아진다.
한 가지 시나리오는
삼성물산이 인적분할 후 확보하게 되는 삼성에피스홀딩스 지분을 매각해 그 자금을
삼성전자 지분 인수에 쓰는 것이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해 생기는 재원을 주주환원에 쓸 수 있다.
최근 들어
삼성생명 주가가 갑자기 오르는 원인이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한다면 매각대금의 절반 정도가 주주배당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날
삼성중공업 주가도 8.28% 급등했다.
삼성중공업은 최대주주가
삼성전자 15.23%,
삼성생명 2.92%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가진
삼성중공업 지분을 맞교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생명은
삼성생명법을 위배하지 않는 수준에서
삼성중공업 지분을 더 늘리고
삼성전자는
삼성생명이 보유했던
삼성전자 지분을 가져와 자사주 비율을 더 늘리는 것이다.
이러면 현재 0.81%인
삼성전자 자사주 비율이 높아져 지배력이 강화되는 효과가 있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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