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베랩에서 개발한 '씨앗볼'.

최근 산불 피해가 잇따른 가운데 젊은 스타트업이 신기술로 생태계 복원에 참여해 주목된다.


생태계 복원 스타트업 인베랩(InvaLab)의 신원협 대표는 2022년 강원도 인제군과 경상북도 울진군에서 발생한 산불 피해를 복원하는 프로젝트를 맡고 있다.

지난해 여름 착수했으며, 드론을 이용해 현지에 뿌린 시드볼(Seed Ball·씨앗을 영양분이 포함된 흙으로 감싸 만든 덩어리) 상황을 점검해 본격 복원한다.


인베랩은 드론 등을 통한 원격 탐사로 확보한 공간 데이터를 인공지능(AI)과 결합해 분석하고 이끼류부터 풀(초본), 나무(목본) 등을 종합적으로 식생하는 역할을 맡는다.

특히 정확한 지표를 기반으로 한 실물 탐지와 성장 예측 기술 정확도가 90%를 자랑한다.

기존에 지방자치단체가 묘목을 많이 심어도 제대로 되살리지 못한 전례를 보완해 예산을 아껴준다.

이를 위해 서울대 관악캠퍼스 자연대학대 건물 꼭대기 온실에는 화분 수십 개에 다양한 조건의 흙에서 시드볼 생장 실험이 진행 중이었다.

척박한 모래흙에서도 푸른 싹이 솟는 생명력이 놀라웠다.


서울대 창업지원단 입주 사무실에서 만난 신 대표는 "최근 강원도 산불 사태는 3년 전보다 2배 면적으로 피해가 커 갑절 이상의 예산이 투입돼야 할 것"이라며 "360도 라이다 센서와 지리정보시스템(GIS) 등을 연계해 훨씬 빠르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체 엔진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에서 식물생태학 석사와 조경학 박사 학위를 받고 창업을 택한 신 대표는 "대학생 시절 비행기를 타고 내려다본 우리 국토의 모습에 반해 자연 생태계 보전에 이바지하기로 결심했다"며 "침입외래종 피해가 극심한 국내 생태계에 통합 솔루션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우선 핵심 교란식물 위주로 집중 관리를 하고, 구상나무 등 활용도 높은 재래종을 보존하는 데 힘쓸 예정이다.

신 대표는 "외래 식물이 침입하고 10년이면 재래종의 90%가 사라질 정도로 피해가 심각하다"며 "한국 지형의 특수성을 파악하고 생태 복원 계획과 전략을 제대로 세울 수 있도록 정부 기관은 물론 ESG(환경·책임·투명경영) 활동에 관심이 많은 민간 기업과도 적극 협업할 것"이라고 했다.


국립생태원과 손잡고 남산과 계룡산 등에서도 3차원 스캐닝을 통해 식물의 탄소 흡수량을 측정한다.

드론 업체들과 협업해 자료를 수집하고 확대하는 초해상화 작업을 거쳐 데이터 효율을 높임에 따라 사람이 종일 하던 작업을 30분 만에 끝낼 수 있다고 한다.


[이한나 선임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