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22일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과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분리하는 인적분할 계획을 발표했다.

바이오산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청사진도 의미가 있지만, 흔치 않은 인적분할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최근 대기업들의 잇단 유상증자로 소액주주들의 부담이 가중되던 차에 삼바의 인적분할 결정은 지배구조 개편의 정석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할 만하다.


오는 10월 분할이 완료되면 CDMO 사업은 기존 삼바가, 바이오시밀러 사업은 신설 법인 삼성에피스홀딩스가 맡게 된다.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삼바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회사는 이번 분할을 통해 사업 전문성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삼바의 CDMO 수주에 최대 걸림돌인 이해상충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삼바는 글로벌 제약사들로부터 의약품 생산을 위탁받는데 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사업과 이해상충 문제가 불거지곤 했다.

고객사들은 삼바에서 에피스로 제조기술이 유출될 가능성을 민감하게 보기 때문이다.

삼바에서 에피스를 떼어내면 이런 논란을 해소할 수 있고, 에피스홀딩스 상장(IPO)을 통해 신약 개발을 비롯한 미래 먹거리 투자 재원을 확보하게 된다.


소액주주들은 무엇보다 분할 방식에 주목한다.

기존 회사가 신설 회사 주식을 100% 보유하는 물적분할의 경우 소액주주들이 신설 회사 IPO에서 소외된다는 문제가 제기돼왔다.

그동안 국내 기업들은 회사를 분할할 때 대부분 물적분할을 택해 소액주주들의 원성이 높았다.

개미들이 미국 증시로 눈을 돌리고, 정부가 밸류업 정책을 내놓은 것도 발단은 물적분할이었다.

이에 반해 삼바가 택한 인적분할은 소액주주들도 지분 비율에 따라 신설 회사의 주식을 배정받을 수 있어 공정성 시비에서 자유롭다.

물론 기업의 미래가 분할 방식만으로 좌우되는 것은 아니다.

본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게 핵심이다.

삼성이 더 많이 투자하고 더 많은 이익과 일자리를 창출해 기업 분할의 성과를 입증하길 기대한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