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러시아 파병 ‘핏값’ 치르고 배운 현대전 교훈 全부대로 확산

김정은, 우크라이나戰 본뜬 전술훈련 참관
“현대전 양상 맞춘 실전적 훈련강화” 강조
모의전장서 드론 운용·전차 대화력전 연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3일 인민군 훈련일군(간부)대회 강습체계 안에서 진행되는 병종별 전술종합훈련을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4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러시아 파병으로 익힌 현대전의 교훈과 전술을 전체 부대에 보급·확산하기 위한 후속 조치를 강화하고 나섰다.


대규모 전·사상자 발생을 감수하고 결단한 러시아 파병을 통해 습득한 실전 경험을 전 군의 전투력 강화로 연결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또 내부적으로 북한군 특수부대 장병들의 전투력을 과시하고 파병으로 인해 어수선해진 군 안팎을 단속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14일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날 진행된 병종별 전술종합훈련을 참관하고 현대전 양상에 맞춘 실전적 훈련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참관한 이번 훈련이 △특수작전부대 전술종합훈련 △전차부대 대항경기 △시범화력 협동훈련 등이라고 전했다.

또 해당 훈련이 7번째로 열리는 훈련일꾼(간부)대회의 강습체계 안에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북측 보도 사진을 살펴보면 이번 훈련은 북한군이 파병됐던 쿠르스크 전선에서의 전투 양상을 비슷하게 옮겨놓은 분위기였다.

사진에는 북한군이 작전 도중 드론을 조종·운용하는 모습도 담겼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3일 인민군 훈련일군(간부)대회 강습체계 안에서 진행되는 병종별 전술종합훈련을 참관하고 훈련 장병들을 격려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정보당국에 따르면 북한군은 파병 초기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에 호된 피해를 입었고, 러시아군으로부터 드론 관련 장비와 지식, 운용법 등을 배웠다.

보도된 사진에는 북한군 저격병 조가 위장복(길리슈트)를 입고 매복 중인 모습도 포착됐다.

이날 북측은 전차들이 평원에서 원거리 표적을 잇따라 포격으로 명중시키는 모습을 담은 사진도 여러 장 공개했다.


이는 전통적인 북한군의 전술 양상인 산악·고지전 전술과는 사뭇 다른 현대전술이자 대(對) 화력전 양상이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 실전 경험과 특수작전군 등 현대전의 교훈을 전 군에 전파하기 위한 본보기 성격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홍 연구위원은 북측이 이번 훈련에서 특수전 병력인 제11군단(폭풍군단)을 특정해 전쟁준비 본보기로 공개한 것에 대해서는 “파병을 공식 인정한 이후 (쿠르스크 전선에서) 전과를 올린 특수작전군을 치하하려는 내부적인 의미가 컸을 것”이라고 봤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훈련 참관 이후 모범·우수부대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이는 ‘만능대대’ 기준을 넘어선 제11군단 예하부대원들과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북한군 전차부대 전력들이 모의표적을 향해 포탄을 발사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이날 김 위원장은 현대전의 발전 양상과 변화 추이에 맞게 과학적·실전적 전투 훈련 체계를 세워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혁명무력이 맡고 있는 가장 중요한 전선은 반제계급전선이고 가장 사활적인 임무는 전쟁 준비 완성”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홍 연구위원은 북한이 통상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 서방세계를 ‘반계급진영’으로 묶을 때 쓰는 ‘반제국주의 전선’이라는 표현을 쓴 것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이에 대해 “북한군의 목적과 임무를 확장적으로 규정한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동북아에서 북한군 위상을 반미전선 차원에서 바라보고 활용하겠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은 이날 현대전 훈련 장면뿐 아니라 이마나 등에 돌덩이를 올려놓고 이를 곡괭이로 내리쳐 부수는 ‘차력쇼’ 비슷한 장면을 담은 사진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북한 특수작전군 장병들이 ‘차력쇼’를 방불케하는 신체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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