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5대 그룹의 매출이 국내총생산(GDP)의 40%를 차지하는 등 대기업 집단의 매출이 우리나라 경제 규모의 78.8% 수준을 차지했다.
85%를 넘어선 2022년에 크게 못 미치는데다 전년 대비 소폭 비중이 줄었다.
6일 관가 등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지정한 공시대상기업집단(이하 대기업·자산 5조원 이상) 92곳이 지난해 올린 매출은 2007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명목 GDP(2549조1000억원)의 78.8%에 달하는 규모다.
이 가운데 ‘상위 대기업’이라고 불리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자산 11조6000억원 이상) 46곳이 올린 매출액은 1833조1000억원으로 GDP 대비 71.9% 수준이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은 대기업 중 자산 기준으로 상위 50%이고 매출은 91.3%를 차지했다.
대기업에서도 상위 업체들의 집중도가 압도적이라는 뜻이다.
기업 매출은 해외 발생분도 포함하기 때문에 GDP와는 범주가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특정 기간의 산출량을 나타낸다는 공통점을 감안하면 대기업 편중 정도를 따지는 가늠자가 될 수 있다.
재계 1위인 삼성그룹의 지난해 매출액은 공정위 기준으로 331조8000억원이다.
삼성그룹 한 곳의 매출이 우리나라 GDP의 13.0%에 달한다는 뜻이다.
다음은 현대자동차그룹(279조8000억원·11.0%), SK(205조9000억원·8.1%) 순이었다.
삼성·SK·현대자동차·LG·롯데 등 상위 5대 그룹의 매출액은 1025조원으로 지난해 한국 경제 생산의 약 40%에 달했다.
GDP 대비 대기업집단 매출액 비중은 2018년 70.9%에서 2019년 68.7%, 2020년 65.3%로 점차 떨어졌다.
그러다가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상황이 달라졌다.
위기 대응력이 높은 대기업들의 매출이 크게 상승하면서 이 비율은 2021년 73.5%, 2022년 85.2%까지 뛰었다.
2022년 5월 들어선 윤석열 정부는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기업 규제 완화 등 친대기업 정책을 펼쳤다.
GDP 대비 대기업 매출액은 2023년 79.4%, 2024년 78.8%로 코로나19 때보다 낮아졌지만 문재인 정부 초반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다음 달 대선 후 본격 윤곽이 드러날 새 정부의 대기업 정책 방향은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대선 후보는 ‘분배’에 방점을 찍었던 2022년 출마 때와는 달리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한 ‘성장과 실용주의’ 노선을 강조하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3월 20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만나 기업의 성장을 강조하는 등 ‘우클릭 행보’를 통해 ‘반재벌 이미지’를 불식시키려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문수 국민의 대선 후보는 ‘기업 하기 좋은 나라’를 1호 공약으로 전면에 내세운 상태다.
대통령실에 기업 담당 민원 수석을 새롭게 둬 기업과의 소통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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