多리뷰해 (99) ‘거룩한 밤 : 데몬 헌터스’
‘파묘’가 천만 찍었는데...비주얼이 전부, 함량미달 완성도
서현·정지소 빛났지만…길 잃은 ‘마블리 유니버스’, 흥행 불 불안

사진 I 롯데엔터테인먼트
[작품 소개]
마동석첫 오컬트 ‘거룩한 밤 : 데몬 헌터스’. ‘범죄도시’ 시리즈 등에 이어 이번에도 어김없이 마동석이 직접 제작자 겸 주연으로 참여. 악을 숭배하는 집단에 의해 혼란에 빠진 도시를 배경으로 특별한 능력을 가진 어둠의 해결사 ‘거룩한 밤’ 팀(바우, 샤론, 김군)이 악의 무리를 처단하는 내용을 담은 다크 히어로 오컬트 액션물. 4월 30일 개봉. 러닝타임 92분, 15세 이상 관람가.
[줄거리]
악마와 그를 쫓는 어둠의 숭배자들로 인해 혼란에 빠진 도시. 공권력조차 이들 앞에서 무력해지자 특별한 능력을 가진 어둠의 해결사 ‘거룩한 밤’ 팀, 바우(마동석), 샤론(서현), 김군(이다윗)이 직접 악의 무리를 처단하고자 한다.

그러던 중 갑자기 동생 은서(정지소)가 이상증세를 보인다는 의뢰인 정원(경수진)이 찾아오고, 그 안에서 지금껏 본 적 없던 강력한 존재의 기운을 느낀다.

‘거룩한 밤’ 팀은 최악의 악에 맞서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싸운다.


[오프닝]
동생 은서(정지소)의 이상 증세가 담긴 CCVT 영상과 함께 신경정신과 의사인 언니 정원(경수진)의 독백이 이어진다.

관찰 34일차, 영상 속 기이한 행동과 함께 섬뜩한 미소를 짓는 은서, 의사인 정원조차 손쓸 수 없는 그녀에게 무슨 일이 닥쳐온 것일까.

사진 I 롯데엔터테인먼트
[캐릭터 소개]
# “반드시 막는다”...주먹의 퇴마사, ‘바우’(마동석) : 퇴마 사무소 ‘거룩한 밤’을 이끄는 사장. 태어날 때부터 남다르게 강한 힘을 가지고 태어난 그는 바위 같은 주먹으로 악마들을 때려잡는다.

과거 보육원에서 단짝처럼 자랐던 ‘요셉’의 내면에 잠식되어 있던 악의 힘이 깨어나 보육원 식구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자 큰 충격에 빠진다.

사라진 ‘요셉’을 쫓아 악의 세력을 처단하기로 결심한 그는 그 이후로 과거 악마의 힘에 사로잡혔던 ‘샤론’과 ‘김군’의 목숨을 구해준 인연으로 ‘거룩한 밤’을 설립하고 어둠의 해결사로 활동한다.


# “대답해, 너 누구야?”... 악마도 탐낸 절대적 퇴마사, ‘샤론’(서현) : 악마의 존재를 느끼고, 찾아내며, 퇴마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이 특별한 능력으로 인해 과거 악마 숭배자들의 먹잇감이 되기도 했지만, ‘바우’가 나타나 그녀의 목숨을 구한다.

7년 전 사건 이후 ‘샤론’은 ‘거룩한 밤’에 합류해 자신의 능력을 이로운 곳에 쓰기 시작했다.

퇴마를 할 때 하얗게 돌변하는 눈, 악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손길, 고대어로 외우는 주문까지, 특별한 그녀의 능력이 오늘도 또 한명의 영혼을 구한다.


#“그 놈들은 우리 주변에”...멀티 플레이어, ‘김군’(이다윗) : 한 때 악마의 숭배자였고, 악의 힘에 눈이 멀어 범죄도 서슴지 않았다.

하지만 ‘바우’로 인해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거룩한 밤’의 일원으로 합류한다.

발 빠른 정보력으로 의뢰받은 사건의 초반 세팅을 전담하며 퇴마 현장을 기록하고, ‘바우’와 사무소를 위해 무엇이든 도맡아 하는 멀티 플레이어다.

때로는 엉뚱하지만 붙임성이 좋아 ‘바우’와 유쾌한 티키타카를 선보인다.

‘거룩한 밤’ 팀의 분위기 메이커.
#“제 동생을 살려주세요”...신경외과의사 의뢰인, ‘정원’(경수진) : 신경정신과 의사. 홀어머니가 오랜 암 투병 끝에 돌아가시고 동생과 단둘이 의지하며 살아간다.

외딴 전원주택으로 이사 간 후부터 동생 ‘은서’에게 원인 모를 이상 증세가 시작된다.

‘은서’를 살리기 위해 온갖 방법을 써보지만 의학으로는 답을 찾을 수 없다.

고통스러워하는 동생을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정원’은 고민 끝에 ‘거룩한 밤’을 찾아간다.


#“제게 무슨 일이 생겼나요?”...악마에게 잠식된, ‘은서’(정지소) : 엄마를 잃은 후 공황장애를 앓게 되었지만 유일한 가족인 언니에게 의지해 일상을 되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무용수를 꿈꾸며 오디션 준비에 매진하던 중 어느 날부터 자신의 몸을 통제할 수 없게 된다.

오디션 스트레스 때문인 줄로만 알았는데 그녀 안에는 사악한 무언가가 깊이 자리하고 있었다.


사진 I 롯데엔터테인먼트
[단소리]
# 불꽃 주먹 날리는 마동석표 퇴마액션
수식어가 필요 없는 마동석의 트레이드마크, 이번엔 불꽃 주먹이다.

다양한 작품에서 주먹 액션으로 스크린을 평정하며 자신만의 세계관을 탄탄히 쌓아왔던 그가 오컬트 액션 장르에 첫 도전했다.

기존의 타격감 좋은 시원함에 파워풀하고 스피디한 동작들을 가미, 화려한 CG 효과를 더해 전작들과의 차별화를 꿰했다.

다만, 디테일하게 보면 분명 그의 전작들과의 차별점이 있긴 하지만, 관객 입장에선 업그레이드 된 미덕이라기 보단 반가움의 덕 딱 그 정도.)
# 반전의 서현, 내공의 정지소
어떤 악마라도 퇴마할 수 있는 강력한 퇴마사 ‘샤론’ 역의 서현. 그야말로 모범생 소녀시대 막내의 파격 변신, 반란 그 자체. 서현은 극중 가장 중요한 인물인 ‘샤론’의 겉모습 뿐만 아니라 내면까지 입체적으로 표현해낸다.

악마를 불러내는 주문도 자신만의 스타일로 완벽하게 구사, 뻔한 방식도 그녀 덕분에 신선하게 느껴짐.
정지소의 폭발적인 열연도 상당하다.

악마에게 잠식당한 소녀로 완벽 변신, ‘방법’ ‘기생충’ 등에서 보여준 내공이 마침내 폭발한다.

마동석이 연기한 ‘바우’ 캐릭터에 밀리지 않는 폭발적인 열연으로 극에 서스펜스를 담당한다.


사진 I 롯데엔터테인먼트
[쓴소리]
# 마동석 유니버스의 야심과 한계
수천 편의 호러 영화를 참고했다는 제작자 마동석은 이번 영화로 오컬트 장르에 도전, 비주얼만 그럴듯한 내용물은 새로움 없는 흔한 ‘짬뽕’이었음. 그의 도전 정신은 높이 사나, 얕아도 너무 얕음. 색깔이 강한 장르일수록 마니아적 탐구와 폭넓은 이해, 남다른 애정이 필요한데 평소 해오던 대로 효율성에 너무 치중한 탓인지 한계가 여실히 드러남. 메가폰도 내공도, 제작자의 깊이도. 액션·코미디·범죄 소탕이 주전공인 ‘마동석 유니버스’의 핵심 매력을 또 한 번 울거먹으며 주부의 구분을 제대로 못함. ‘파묘’로 정점을 찍은 ‘오컬트’를 얕봐도 너무 얕본 게 아닌가 싶다.


# 부실한 각본, 설명적 대사, 유치하고 작위적인 캐릭터들
‘악마 소탕’이 전부인, 사실상 스토리 없는 스토리 안에 캐릭터 무비와 퇴마 액션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안타깝게도 전개도 정신없이 산만함. 그러나 ‘악령에 씌인’ 정지소의 경우 이미 수많은 비슷한 장르물에서 같은 연기를 펼친 연기 천재들 많았던 탓에, (배우의 연기력과는 별개로)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함. 이다윗은 분량 대비 인상에 전혀 남질 않고, 감정 연기에 올인한 경수진도 혼자 겉돔. 악령도, 악령을 추종하는 자도 몰입이 안됨. 마주치기만 하면 맥없이 나가떨어지는 좀비 부대 정도.
맥락없이 뚝 뚝 끊기는 장면 전환과 일본·태국 등 동양 고전 호러물에서 영감을 받은 일차원적 연출도 문제. 기시감과 지루함을 안김. 그저 마동석표 액션 그릇 안에 어디서 본듯한 오컬트·퇴마·호러의 요소들을 조잡하게 덕지덕지 붙임. CG도 기대 이하.

사진 I 롯데엔터테인먼트
[번외이슈]
‘친구’ 곽경택도 부러워한 마동석의 눈, 사이다 철학 : 주연 배우 사생활 리스크로 영화계가 연일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새삼 빛난 제작자 마동석의 ‘캐스팅 철학’. 배우 마동석의 강점이 주먹이라면, 제작자 마동석의 무기는 바로 ‘눈’. 충무로의 터줏대감 곽경택 감독이 공적으로 부럽다고, 사적으론 직접 이유까지 물어봤을 정도. 결국 마동석이 인터뷰를 통해 직접 공개. 결론은 실력보단 인성, 좋은 사람이 좋은 작품을 만들어낸다! 최근 ‘마약 실형’을 받은 유아인을 ‘남배우상’ 후보에 올리며, 사생활과 별개로 ‘예술의 영역’을 강조한 충무로 꼰대들과 비교되는 모범 답안이었음. 기자들도 ‘이방인’으로 무시 받던 그가 빠르게 주류로, 이제는 ‘히어로’로 불리는 이유라고 칭송.
[흥행소리] 손익분기점 약 200만. 예매율은 언론배급시사회 전 1위를 기록했지만, 이후 3위까지 밀려났다가 다시금 1,2위를 다투는 중. 그럼에도 예매량은 한자릿 수. 마동석의 야심찬 다크 히어로물이었으나 흥행 스코어가 다크할 것으로 보임.
[제 점수는요(★5개 만점, ☆는 반개)]
# 별점 ★★
K-오컬트 무시하지마(한현정 기자)
# 별점 ★★★
도전 정신 높이 사나, 티켓은 못 사겠네요(타 배급사 관계자)
# 별점 ★★★☆
마동석과 맞먹는 정지소라니...그 어려운걸 해냈네요(엔터 관계자)
# 별점 ★★★★
오컬트와 액션의 거룩한 조화! 통쾌하게 한 방, 섬뜩하게 또 한 방!(업계 관계자)
# 별점 ★★★
극장 어둠 밝혀줄 불꽃 주먹의 귀환...구해줘요, 스크린 히어로(극장 관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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