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경영권 분쟁을 치열하게 이어가고 있는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가 영풍 측 일부 의결권이 제한된 채 오늘(28일) 열렸습니다.
의결권 확보를 둘러싸고 고려아연과 MBK·영풍 연합의 입장이 충돌하면서 개회가 2시간 넘게 지연됐는데요.
주총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고려아연과 홈플러스 노조가 MBK·영풍 연합을 규탄하고 나섰습니다.
조문경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예정됐던 오전 9시 개회가 2시간 넘게 늦어진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
의결권 확보와 관련해 고려아연과 MBK·영풍 측의 주장이 충돌하면서 주총장에서도 치열한 신경전이 이어졌습니다.
주총장은 의안 표결 전부터 고성이 빗발쳤습니다.
MBK·영풍 연합이 전날 주총에서 주식 배당을 결의하며 상호주 관계가 깨졌다고 주장한 겁니다.
이에 최윤범 회장 측이 곧바로 반격에 나섰습니다.
고려아연 자회사인 썬메탈홀딩스(SMH)를 통해 케이젯정밀로부터 영풍 주식을 장외매수한 것.
이에 따라 썬멘탈홀딩스는 10.03%의 영풍 지분율을 확보하며 상호주 관계를 다시 복원했습니다.
현재 상법의 상호주 규제는 지분율 10%가 넘으면 의결권 행사를 제한할 수 있습니다.
즉, 영풍 측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25.4%에 대한 의결권이 제한된 겁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주총에서 상정된 이사수 19인 상한 제한 안건은 특별 결의 요건을 충족해 가결됐습니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은 정관 개정에 성공하면서 이날 주총에서 최 회장 측이 유리해졌습니다.
아울러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 선임, 배당기준일 변경 등의 안건도 모두 통과됐습니다.
이날 주총에서는 고려아연과 홈플러스 노조들도 MBK·영풍 연합의 행보를 규탄하는 시위를 이어갔습니다.
최근 홈플러스 사태를 고려하면, MBK의 경영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문병국 / 고려아연노동조합 위원장
- "(MBK가) 제대로 경영을 했다면 홈플러스 사태가 발생했을까 많이 걱정스럽고요. M&A가 목적이지 결국 경영은 목적이 아니라고 봅니다. 직원들 입장에서는 굉장히 불안하고…."
업계에서는 이번 주총에서는 최 회장이 승기를 잡았지만, MBK·영풍 연합이 안건 무효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의결권을 두고 첨예한 갈등이 이어진 만큼, 정기 주총 결과의 효력을 둘러싼 양측의 공방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매일경제TV 조문경입니다.[sally3923@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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