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직장인 김지은 씨는 최근 싱글 사이즈 모션베드를 구매해 사용하고 있다.

저녁을 늦게 먹고 금방 잠이 드는 버릇이 있어 역류성 식도염으로 고생하던 김씨는 침대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침대로 바꾸면서 증상이 개선됐다.

그는 "잘 때도 일자로 눕는 게 불편해 다리 쪽에 베개를 쌓아놓고 잤는데, 매트리스 각도를 조절해 다리를 살짝 올려두고 자는 게 가능해져 숙면에 큰 도움이 됐다"며 만족해했다.


숙면에 투자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침대 각도를 여러 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 모션베드 시장이 커지고 있다.


19일 가구 업계에 따르면 시몬스의 비건 매트리스 브랜드 N32에서 2023년 1월 출시한 모션베드는 지난해 판매량이 전년 대비 4배나 급증했다.

N32 관계자는 "폼 매트리스 브랜드로 인지도를 높이면서 모션베드와 함께 조합해 구매하는 소비자가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9월 두 번째 모델 'N32 모션커브드 베이스Ⅱ'를 출시하면서 사이즈 선택 폭을 슈퍼싱글(SS)부터 라지킹(LK)까지 넓힌 것도 판매량 증가에 영향을 줬다.


양미영 N32 논현플래그십점 점장은 "기존에는 머리맡에 베개를 쌓거나 쿠션을 놓아 다리를 높여 침대를 사용했던 소비자들이 모션베드가 출시되면서 원하는 각도로 조절이 가능해졌다는 점에 가장 큰 매력을 느낀다"면서 "침실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는 신혼부부부터 허리 통증이나 디스크가 있는 60대 이상 고객까지 기능성 침대에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모션베드 인기는 다른 가구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다.

일룸에서는 지난해 모션베드 매트리스가 전년 대비 40% 더 판매됐다.

템퍼코리아에서도 지난해 모션베드 매출이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

모션베드 시장은 '편안한 잠'에 투자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꾸준히 성장하는 추세다.

2011년 모션베드를 처음 출시한 템퍼코리아가 국내 시장을 주도해왔는데 최근에는 코웨이, 슬로우베드, 소닉슬립 등 수면 브랜드는 물론 바디프랜드도 모션 매트리스를 선보이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유럽 1위 침대 브랜드인 이탈리아 돌레란, 수면 브랜드 가누다의 토퍼 전문 브랜드인 까르마도 모션베드를 판매하고 있다.


모션베드가 처음 출시됐던 시기에는 침대가 움직일 때 소음이 발생하거나 내구성이 일반 스프링 제품보다 떨어진다는 우려가 있었으나, 최근에는 이런 단점을 보완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대부분 매트리스·모션베드 프레임은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을 완화시켜주는 기능을 갖췄고, 등·허리·발 부분의 각도를 리모컨을 활용해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

전동으로 움직이는 기기인 만큼 안전도 강화됐다.

N32는 분절되는 면에 안전센서를 부착해 작동 시 아이나 반려동물이 끼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게 예방한다.

프레임이 접히는 부분은 가림천을 설치해 이물질이 들어가는 것도 막았다.


모션베드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부속 제품도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일룸에서는 모션베드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슬라이딩 베드 테이블 판매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침대에서 컴퓨터 작업을 하거나 책을 보는 등 테이블이 필요할 때 설치해 활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침대에서 긴 시간을 보내는 소비자 사이에서 구매가 많다.


가구 업계에서는 연간 2조원 규모인 국내 침대 시장에서 모션베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육박한다고 추정한다.

업계 관계자는 "침대 구매자 10명 중 1~2명에 그쳤던 모션베드 구매자가 최근 몇 년 새 지속 늘어나고 있다"며 "소비자가 전동 침대를 단순한 전기 장치가 아닌 프레임의 하나로 인지하면서 시장 규모가 계속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