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원경’ 차주영 “19금 노출 장면 촬영? 거리낌 없다”

‘원경’ 타이틀롤 원경왕후 役
“첫 타이틀롤, 현장서 도망치고 싶었다”
“역사 왜곡 논란, 죄송스러운 부분 있어”

배우 차주영이 ‘원경’을 호평 속 마무리했다.

사진ㅣ고스트스튜디오

‘더 글로리’의 스튜어디스 혜정이는 완전히 지웠다.

배우 차주영(34)이 첫 사극, 첫 주연, 첫 타이틀롤 ‘원경’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tvN·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원경’은 남편 태종 이방원(이현욱 분)과 함께 권력을 쟁취한 원경왕후(차주영 분)를 중심으로, 왕과 왕비, 남편과 아내, 그 사이에 감춰진 뜨거운 이야기다.

전국 평균 6.6%(닐슨코리아 기준)의 시청률과 높은 화제성을 기록하며 지난 11일 종영했다.


차주영은 13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끝났다는 걸 실감을 못하고 있었는데 떨린다.

시간이 지나봐야 알 것 같다.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부담스럽다.

정리되지 않은 것들이 많아서 소회를 풀어내는 것에 대해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차주영은 고려 재상지종 15대 가문 중 하나인 여흥 민씨 집안 출신으로 남편 이방원을 조선의 제3대왕 태종으로 만들어냈으며, 세종대왕의 모친인 원경 역을 맡았다.

첫 사극에 첫 타이틀롤이었다.


차주영은 “아무래도 타이틀롤에 첫 주연에 사극이라는 장르를 소화해야해서 부담이 컸다”면서 “해소가 안됐다.

현장에서 많이 도망가고 싶었다.

뻔뻔해지는게 어렵더라. 내가 약한 모습을 보이는 순간 이 작품이 길을 잃을 것 같았다.

내가 하는게 답이라고 주문을 걸면서 버티려고 했다”고 고백했다.


실존 인물을 연기한 것에 대해 그는 “연기하는게 너무 힘들었다.

태종 이방원, 태조 이성계에 비해 원경왕후는 역사적 기록이 많지 않았다.

비워진 부분을 창조해야 했고, 내가 느끼는 걸 내 연기로 채워넣어야했다.

역사라는게 때로는 불친절하게도 느껴졌다.

참고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내 시도가 제한될 것 같아서 내 감정을 기준으로 표현을 해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태종 이방원을 다룬 작품을 보면서 공부했다.

최명길 선배를 비롯해서 원경왕후를 연기하신 분들의 작품을 참고 차원에서 봤다.

전인화 등 중전을 연기한 분들은 어떻게 했는지 참고했다.

나만의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에 참고만 했다”고 덧붙였다.


차주영은 ‘원경’의 역사 왜곡, 19금 노출 논란에 대해 “죄송스러운 부분도 있었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원경’은 사실을 바탕으로 한 사극이라 역사 왜곡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원경’ 측은 로그라인을 통해 “정치적 동반자로 알려져 있는 이들 부부의 서사를 원경의 관점에서 새롭게 창조하고 해석했다”고 설명했지만, 결국 역사 왜곡에 대한 비판을 받았다.


차주영은 “역사적인거라 한 신을 만드는 것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

보면서 불편한 분도 분명히 있었을 것 같다.

누가 되지 않게 진심을 다해 연기해서 설명이 되게끔 만들어보자고 했다.

그래서 어려웠다.

핑계나 이유를 대면서 할 수 없으니까 답답한 부분도 있었고 죄송스러운 부분도 있었다”고 말했다.


‘원경’은 19금 연출과 노출 강요설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노출 수위와 관련해 배우 소속사는 방송 전 해당 장면에 대해 조심스럽게 편집을 요구했으나, 필요한 장면이라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주장과 함께, 완전히 노출한 대역 배우가 촬영한 장면을 CG로 재편집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여성의 몸을 볼거리로 전락시켰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에 대해 차주영은 “과감한 건 용기있는 편이다.

배우로서 거리낌이 없다.

다만 너무 잘 알려진 분들에 대해 시도 하는 것에 있어서는 조심스러웠다.

많은 합의가 필요했다”면서 “‘굳이?’라는 생각을 가진 분들도 계셨겠지만, 중점은 ‘조선 왕실 부부의 사랑이야기’였다.

그래서 어떤 것에는 ‘좋은 시도였네’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어떤건 ‘굳이’ 라는 소리를 들은 것이다.

많은 부분 오해와 여러 가지들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그 속에서 최선, 차선으로 끝까지 노력을 한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차주영은 2016년 tvN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으로 데뷔해 어느덧 10년차 배우가 됐다.

10년차에 만난 첫 메인 주연작 ‘원경’은 차주영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정말 유의미한 작품이에요. 많은 일이 있었기에 어떻게 만들어질지 모르겠지만 애틋하고 안쓰러운 마음이 드는 작품이죠. 촬영할 때는 못보낼 것 같았어요. 이제서야 연기라는 게 뭔지 조금 알아가는 것 같은데 누군가의 일생을 다루는 작품을 해버려서 마지막에는 소진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앞으로 무슨 연기를 할 수 있을까. 최선이었든 아니든, 내가 할 수 있는 걸 다 끌어다가 휘발시켰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아직 다음 작품에서 이만큼의 에너지를 쏟을 수 있을까 생각했지만, 그 사이에 새 작품을 촬영했어요.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주어지면 내가 가진 에너지를 다 쏟고 못할 것 같다고 하지만, 재밌는 게 보이면 또 해보는거죠.”
[신영은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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