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에 치이고 인뱅에 밀린 지방은행…올해는 더 암울하다는데, 왜?

시중은행, 지방 우량기업 흡수…인뱅과 저금리경쟁에 밀려
지방 대출 규제 완화 예상…시중은행 지방 침투 가속화 우려
제4인뱅 인가기준 ‘지역금융공급’ 등장…지역영업 위협 요소

DGB금융지주의 iM뱅크(전 대구은행).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지방 소멸 현상으로 고전하던 지방은행은 지난해 시중은행의 공격적인 지방 공략과 인터넷전문은행(인뱅)과의 금리경쟁에서 밀리며 입지가 더욱 위축됐다.

올해도 제4인뱅과의 경쟁구도 형성, 금융당국의 지역대출정책 등 악재가 산적하고 있어 지방은행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방은행의 원화 대출 자산 성장률은 2024년 3분기 누적 기준으로 경남은행 2.76%, 부산은행 0.55%, 전북은행 2.44%, 광주은행 3.17%에 불과했다.

지난해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아이엠뱅크(구 대구은행)만이 5%대 원화대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시중은행인 우리은행(9.4%), 신한은행(9.3%), 국민은행(5.9%), 하나은행(5.1%)의 대출 자산 성장률과 비교하면 약세가 두드러진단 평이 나온다.


이는 비교적 상환 능력이 우수한 지방의 우량 중견·중소기업 고객 유치에서 시중은행과의 경쟁에서 밀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중은행은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지자체 금고 입찰에 뛰어드는 등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현재 전국혁신도시공공기관 110곳 중 지방은행을 1순위 거래은행으로 둔 곳은 4곳(3.63%)에 불과하다.


지방은행의 재정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경남·부산·광주·전북·아이엠·제주 등 국내 지방은행 6개사의 2024년 3분기 총여신 중 무수익여신 비율은 평균 0.63%에 달했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0.12%포인트(p) 증가한 수치다.


무수익여신은 부실대출금과 부실지급보증액을 합친 금액으로, 금융기관이 빌려준 돈을 회수할 가능성이 없거나 어렵게 된 부실채권이다.

일반적으로 90일 이상 연체됐거나 부도 처리된 대출금이 이에 해당한다.


지역 개인사업자 등 차주들의 재정난이 갈수록 심화되며 이들의 상환 능력이 소실되자 지방은행의 무수익여신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시중은행 지방침투 확대에 제4인뱅까지…내년 전망도 ‘먹구름’
JB금융그룹. [사진 출처 = JB금융그룹]
올해 금융당국이 의지를 표명한 ‘지방·수도권 대출정책 이원화’에 따라 시중은행의 지방 침투는 더 거세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앞서 지난달 20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건설업계 및 부동산 전문가 간담회’에서 “실수요자와 지방 가계대출 수요자들이 더 여유를 느낄 수 있도록 자금 공급을 원활히 하고 특히 지방의 경우 수요자가 더 여유를 느끼게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연내 출범이 예상되는 제4인뱅은 지방은행에게 또 다른 위협요소로 꼽히고 있다.

제4인뱅 신규인가 심사기준의 새로운 배점 요소로 ‘지역 금융 공급’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 및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인터넷전문은행 신규인가 심사기준 및 절차’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금융권 경쟁도 평가결과를 고려해 금융수요 대비 금융공급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비수도권 중소기업(소상공인 포함)에 대한 자금공급계획을 평가할 계획이다.


제4인뱅 신청인은 비수도권 고객에 대한 연도별 자금공급 목표치와 향후 5년간의 구체적 이행계획, 건전성 관리계획 등을 제출해야한다.


지방은행과 인뱅의 금리경쟁이 지속되는 와중에 제4인뱅이 향후 비수도권 지역에 특화된 사업을 전개함에 따라 인뱅과의 경쟁구도가 더욱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수영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은 “기업 및 기관영업에서 시중은행의 지방 침투가 가속화되고, 가계 부문에서 인터넷전문은행과의 금리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향후 지방은행들은 본연의 역할과 강점을 환경변화에 맞게 재정비하고 저비용화하는 한편 디지털 손님 관계 강화와 신사업 발굴에 힘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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