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유통공룡' 이마트, 사상 첫 적자에 희망퇴직까지…노조 강하게 반발

【 앵커멘트 】
원조 '유통공룡' 이마트가 사상 처음으로 전 계열사 대상 희망퇴직을 실시합니다.
온라인 채널에 밀리는 등 실적 부진을 버티지 못하자 인력 감축을 택한 건데요.
자세한 내용 스튜디오에 나와 있는 보도국 취재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구민정 기자 안녕하세요.

【 기자 】
네, 안녕하세요.

【 앵커멘트 】
이마트가 1993년 설립된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받는다고요?

【 기자 】
네, 정용진 회장이 취임 직후 이마트를 살리기 위해 전 계열사 대상 희망퇴직 카드를 꺼냈습니다.

이번 희망퇴직 대상은 근속 15년·과장급 이상 직원입니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는 CEO 메시지를 통해 "아주 무거운 마음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하게 됐다"며 "새로운 도약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를 이해해주시기를 부탁한다"고 전했습니다.

점포별이 아닌 전사적인 희망퇴직을 받는 것은 이마트가 설립된 이래 31년 만에 처음인데요.

올해 초 폐점을 앞둔 상봉점과 천안 펜타포트점에서 희망퇴직을 받은 이후 이를 전사적으로 확대한 것을 볼 때 내부적으로도 심각한 경영 위기에 직면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 앵커멘트 】
네, 이렇게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받는 데에는 기업 입장에서도 큰 결심이 필요했을 것 같은데요.
이마트가 인력을 감축하는 가장 큰 이유는 뭔가요?

【 기자 】
네, 이마트가 희망퇴직을 비롯한 비용 감축에 나선 건 지난해 실적 악화 때문입니다.

이마트는 자회사인 신세계건설이 대규모 손실을 내면서 지난해 연결 기준 469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는데요.

이마트의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선 것은 창사 이래 처음입니다.

뿐만 아니라 본업인 대형마트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역시 전년 대비 각각 2.1%, 27% 감소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마트가 첫 적자를 직면한 데 이어 정용진 회장의 신사업들이 어느 하나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인력감축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는데요, 관련 내용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이종우 /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
- "이번에 이마트가 희망퇴직을 받는 이유는 실적이 안 좋은 이유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이마트의 신규 사업이 문제가 돼서 그렇습니다. G마켓, 이마트 에브리데이, 이마트24 같은 신규 사업이 잘됐으면 이마트의 인력을 이동시켜서 더 발전할 수 있었는데 그럴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현재 인력 퇴직을 받는 상황이 돼버렸습니다."

잇따른 부진에 지난 22일 신용평가사에서는 온라인 성장 지연과 재무 악화를 이유로 이마트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내리기도 하는 등 원조 유통공룡이 휘청이는 상황입니다.

【 앵커멘트 】
그렇군요.
그런데 아무리 이마트가 경영 위기에 직면했다고 해도 직원들이 갑작스러운 희망퇴직을 쉽게 받아들이지는 못할 것 같은데요?
분위기가 어떤가요?

【 기자 】
노조는 이마트의 선택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전국이마트노동조합은 성명서를 통해 "신세계를 국내 11대 기업으로 성장시킨 이마트 사원들이 이제 패잔병 취급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노동조합은 "백화점의 존재감이 미약할 때 이마트라는 할인점의 성공으로 그룹을 키워 온 사원들에게 나가주길 바란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산업 전환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여기저기 쫓아다니더니 '닭 쫓던 개'와 유사한 상황이 돼버렸다"고 주장했습니다.

쿠팡과 알리 등 이커머스의 공습에 미처 대비하지 못한 경영진이 그 책임을 애꿎은 직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회사의 냉철한 자기 분석과 반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한겁니다.

【 앵커멘트 】
노조의 말대로 회사가 왜 이런 위기에 직면했는지 잘 파악하고, 또 위기를 현명하게 대처해야 할 때인 것 같은데요.
위기의 가장 큰 이유는 앞서 언급한 대로 이커머스의 성장세 때문이겠죠?

【 기자 】
네, 쿠팡의 성장에 더해 알리 익스프레스와 테무 같은 중국 이커머스가 새로운 강자로 등장하면서 이마트가 위기를 맞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최근 알리익스프레스가 1조 5천억 원을, 쿠팡은 3조 원을 물류 확충에 투입하기로 하면서 이들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인데요.

이에 오늘(28일) 열린 이마트 주주총회에서 한채양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 오프라인 3사의 기능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한 대표는 "의무휴업 규제 폐지 확대에 따른 기회를 적극 활용하겠다"며 "매출과 수익 반등에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습니다.

【 앵커멘트 】
네, 이마트가 격변하는 유통업계에서 기존의 명성을 지켜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구민정 기자 잘 들었습니다.

[ 구민정 기자 / koo.minjung@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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