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 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이 사재 출연을 결정했습니다.
홈플러스에 물품을 납입하는 소상공인들의 결제 대금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인데요.
자세한 내용 구민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난 14일,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신청 이후 첫 기자회견에서 김병주 회장의 사재출연 계획에 대한 답변을 회피했습니다.
▶ 인터뷰 : 김광일 / MBK파트너스 부회장 (지난 14일)
- "(김병주 회장 사재 출연 요구까지 나오고 있는데?) 그 부분은 홈플러스 간담회에서 저희가 말씀드릴 수 있는 사항은 아닌 것 같습니다. "
그런데 어제(16일) 오후, MBK는 예정에 없던 입장문을 내고 김병주 회장이 사재를 출연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입장문은 "홈플러스 회생절차와 관련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며, "그 일환으로 김병주 회장이 소상공인 거래처에 신속히 결제 대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재정 지원을 마련하겠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그러나 MBK는 구체적인 출연 규모와 시기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소상공인 거래처에 지급돼야 할 금액을 홈플러스와 협의 중이며, 파악이 끝난 뒤에야 규모와 시기를 확정 지을 수 있다는 겁니다.
사모펀드의 대표가 투자한 기업의 문제로 사재를 내놓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그럼에도 김병주 회장이 사재 출연을 결심한 이유는 홈플러스 사태를 둘러싼 'MBK 책임론'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MBK는 그간 홈플러스의 최대 주주로서 자구 노력 없이 채무 탕감만을 노리고 회생절차를 신청했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이에 김병주 회장의 사재 출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소상공인 대금에 한해 사재를 들이고 급하게 민심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일각에선 이번 사재 출연이 내일(18일) 국회 정무위 긴급 현안 질의를 앞둔 MBK가 비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쓴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해석도 내놓고 있습니다.
김병주 회장은 이미 해외 출장을 핑계로 불출석 의사를 밝힌 상황입니다.
김 회장의 자산 가치가 약 14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업계는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해서는 최소 1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구민정입니다. [ koo.minjung@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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