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미국이 반도체 제조 분야에 대한 패권을 사로잡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최근 반도체 지원금을 받을 4번째 기업을 발표했는데요.
자세한 내용 스튜디오에 나와 있는 취재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조문경 기자, 안녕하세요.

【 기자 】
네, 안녕하세요.

【 앵커멘트 】
미국이 자국 업체인 '인텔'에 대해 역대급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현지시간으로 20일 인텔에 대해 최대 85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1조 4천억 원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이는 반도체 지원법에 따라 지원된 보조금 가운데 최대 규모입니다.

인텔의 지원금은 앞서 발표한 영국 방산업체 BAE시스템스 등 3곳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많은데요.

인텔은 보조금과 더불어 우리돈으로 약 14조8천억 원 규모의 대출도 지원을 받습니다.

즉, 보조금과 대출 규모까지 합하면 우리돈으로 약 26조 원의 지원을 받게 되는 겁니다.

이 밖에도 인텔은 미국 내 투자에 대해 최대 25%의 세액 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습니다.

【 앵커멘트 】
인텔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지원이 상당한데요.
우리 기업들에 대한 지원금 규모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죠?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지원금 규모에 대해 눈길이 쏠리고 있는데요.

우선 삼성전자에 대한 지원금 규모는 이달 내로 조만간 발표될 전망입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60억 달러, 우리돈으로 약 7조9천600억 원의 보조금을 받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는데요.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 파운드리 공장에 17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 만큼, 보조금 규모에 기대가 커지는 모습입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의 강력한 경쟁사인 TSMC는 삼성보다 다소 적은 50억 달러, 원화로 약 6조 원의 지원금을 받게 될 전망입니다.

반면, 이번 보조금 지급 대상 기업에서 SK하이닉스는 제외될 것으로 보입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미국 내 약 20조 원 규모의 첨단 패키징 공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아직 미국 내 공장 건설 부지를 찾고 있는 만큼, 미국의 보조금을 받기에는 아직 이른 상황입니다.

【 앵커멘트 】
삼성전자가 TSMC보다는 조금 더 많은 보조금을 받게 되는군요.
미 정부가 현재 확정한 보조금 규모만 봐도 상당한데, 이렇게 지원에 적극적인 이유가 뭡니까?

【 기자 】
네, 아무래도 미중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미국의 반도체 패권 강화를 위한 건데요.

반도체법에 따라 지원 받은 기업들은 중국에서 생산 능력을 5% 이상 확장하기 못하게 됩니다.

사실상 반도체 생산에 대해 중국을 견제한 조치인데요.

현재 미국의 전 세계 반도체 생산 점유율은 10% 미만이지만, 2030년까지 20%로 늘린다는 것이 미국 정부의 목표입니다.

【 앵커멘트 】
그렇군요.
미국의 중국 견제가 가속화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아무래도 우리 기업들도 미국 정부 지원을 받는 만큼 부담이 있죠?

【 기자 】
네, 맞습니다.

미국 반도체법은 보조금을 받는 기업에 대해 중국 관련 '가드레일' 조항을 두고 있는데요.

보조금을 받는 기업은 중국 내 첨단 반도체 생산 라인을 5% 이상 확장할 경우 보조금을 반환해야 합니다.

아울러 보조금을 받고 초과 이익을 낼 경우 보조금의 최대 75%를 미국 정부와 공유해야 하는데요.

잠시 전문가 의견 듣고 오시죠.

▶ 인터뷰(☎) : 김양팽 /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
- "예상보다 더 많은 돈을 준다는 건 결국 미국이 우리한테 기대하는 게 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고…투자 확대 요청이라든지 아마 미국 내에서의 활동을 더 많이 해달라는 식으로 요구할 수 있습니다."

시장 예상이었단 20~30억 달러보다 2배 많은 금액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그만큼의 통제와 압박도 늘어날 것이라는 구상입니다.

【 앵커멘트 】
삼성전자에 대한 미국 정부의 보조금 규모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우리 정부의 반도체 지원 정책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온다고요?

【 기자 】
네,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들의 반도체 보조금 지급이 이어지면서 한국의 반도체 지원 정책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학계에서는 한국 반도체 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대기업 중심으로 지원이 이뤄져야한다는 조언이 나옵니다.

▶ 인터뷰(☎) : 홍기훈 /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
- "반도체 사업이라는 건 규모의 싸움이거든요. 스타트업 여러 개를 조금씩 지원하는 건 사실상 반도체 산업에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더불어 대기업이라는 이유로 반도체 보조금이 지급되지 않으면, 글로벌 반도체 경쟁에서 한국이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는 모습입니다.

다만, 반도체 지원금이 무조건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시선도 있습니다.

국가 자원이 한정적인 상황에 다른 산업군과의 예산 배분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보조금 지원에 대한 여러 시선이 존재하는 가운데, 한국의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적인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조문경 기자 / sally3923@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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