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의 침체에 따라 서울 지역의 아파트 경매시장에서도 낙찰가율이 두 달째 내림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평균 응찰자 수는 늘었으나 낙찰률은 낮아지는 등 경매 시장의 한파가 서울에서도 나타나는 모습입니다.

오늘(31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29일 서울 아파트 경매는 모두 215건이 진행돼 이 중 64건이 낙찰됐습니다.

감정가 대비 낙찰가를 의미하는 낙찰가율은 부동산 시장과 맞물려 변화하는데, 시장이 활황일 때는 경매에도 수요가 몰리면서 낙찰가율이 100%가 넘어갑니다.

하지만 서울 아파트 경매의 경우 지난해 6월(110%)을 마지막으로 100%를 하회하고 있습니다.

이후 등락을 반복하던 낙찰가율은 지난 10월 86.7%를 찍은 뒤 11월 80.7%, 이번에 다시 80.1%로 낮아졌습니다.

평균 응찰자 수가 지난달(5.53명)보다 늘었는데도 낙찰가율이 내린 것은 경매 수요자들이 시장 조정 우려에 보수적으로 가격을 써내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지지옥션의 이주현 선임연구원은 "최근 시장에 저가 매물 위주로,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이달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이 가장 높은 아파트 명단을 보면 서울 도봉구 창동 소재 주상복합 아파트(84.78㎡)와 서울 강서구 등촌동아이파크 아파트(134.88㎡)가 나란히 1, 2위에 올랐습니다.

두 아파트의 매각가는 각각 4억원과 8억9천만원입니다.

이는 주로 강남권의 재건축 아파트에 수요가 몰리던 과거와는 다른 모습입니다.

낙찰가율 10위 안에 포함된 아파트 중 강남 3구 소재 물건은 단 2건에 불과했습니다.

서울의 오피스텔이나 빌라 경매의 낙찰가율은 더욱 하락했습니다.

지난 1∼29일 오피스텔 낙찰가율은 76.10%로, 2020년 9월 이래 처음으로 80%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빌라 역시 낙찰가율이 78.80%로 지난 6월 이후 6개월 만에 80%를 하회했습니다.

전세 사기 우려와 역전세 등으로 오피스텔과 빌라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진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 김우연 기자 / kim.wooyeon@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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