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된 경기침체와 고물가로 혹독한 시간을 보낸 유통업계가 새해를 맞아 오프라인 영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을 매장으로 이끌기 위해 기존 매장을 미래형으로 재단장하고 차별화된 콘텐츠를 채워 넣거나 상품력을 키우는 데 공을 들일 계획입니다.
오늘(31일) 산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등 3사는 새해 매장 리뉴얼을 통한 공간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기로 했습니다.
불황일수록 오프라인 매장 경쟁력이 성장의 첫 단추가 된다는 판단으로 해석됩니다.
롯데백화점은 내년 하반기 잠실점을 새로 단장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올해 잠실 롯데월드몰을 중심으로 신규 브랜드와 팝업을 대거 유치한 만큼 내년에는 잠실점에도 힘을 줘 백화점, 에비뉴엘, 월드몰로 이어지는 초대형 복합 쇼핑타운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입니다.
롯데는 또 지방 중소형 점포에도 특성에 맞는 새로운 브랜드를 유치하고 체험형 콘텐츠를 채워넣으려고 정준호 대표 직속으로 '중소형점 활성화 TF(태스크포스)'를 신설했습니다.
롯데 관계자는 "내년에도 소비 양극화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판단해 백화점을 찾아 실제 지갑을 열 우수고객을 대상으로 한 타깃 마케팅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신세계는 올해 매출 3조원을 달성한 강남점에 더 공을 들일 계획입니다.
2009년 이후 15년 만에 식품관을 대대적으로 리뉴얼하고 옛 면세점 공간에 와인 전문관과 프리미엄 푸드홀을 들입니다.
강남점 식품관은 6천여평으로 국내 최대 규모로 확대됩니다.
내년에 탄생 50주년을 맞는 헬로키티 팝업을 단독으로 개최하는 등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를 겨냥한 차별화된 콘텐츠를 보강하기로 했습니다.
광주 신세계는 종합버스터미널 부지를 확보해 미래형 백화점으로 확장해나갈 계획입니다.
현대백화점은 압구정 본점과 판교점, 더현대 서울 등 핵심 매장을 중심으로 리뉴얼을 지속해 공간 경험의 가치를 높인다는 전략입니다.
더현대 서울로 리테일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평가를 받는
현대백화점은 기존에 접하기 어려웠던 새로운 콘텐츠를 지속 발굴해 트렌드를 이끌 방침을 세웠습니다.
판교점의 경우 정보기술(IT) 기업이 밀집한 상권 특성을 고려해 명품 강화 등 점포별 맞춤 전략을 추진하고 고객이 머물 수 있도록 아트 마케팅에도 힘을 준다는 계획입니다.
광주지역에는 관광, 문화, 예술, 여가, 쇼핑을 융합한 복합몰 '더현대 광주'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 대체불가능토큰(NFT) 전자지갑 서비스를 종료하고 식품 전문 온라인몰 투홈의 할인 혜택을 축소하는 등 마케팅 효율화도 병행합니다.
한편 대형마트 업계는 상품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합니다.
이마트는 반값 한우나 반값 킹크랩 등 좋은 상품을 합리적 가격에 공급하는 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철저히 고객 관점에서 상품 혁신 작업을 진행하고, 고물가 상황에서 성장 가능성이 있는 가성비 높은 자체브랜드를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기존 매장은 고객의 시간을 점유할 수 있는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한 미래형 매장으로 리뉴얼합니다.
이마트 관계자는 "대형마트 강점인 식료품 매장을 키우고 상품 가짓수도 늘릴 계획"이라며 "동시에 고객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체험공간과 맛집을 입점시켜 쇼핑을 즐겁게 만들겠다"고 설명했습니다.
롯데마트는 신선식품의 품질을 끌어올리고 가성비 상품 구색을 강화합니다.
올해 도입한 '신선을 새롭게' 프로젝트를 내년에도 이어가고 1만∼2만원대 와인과 반값 치킨 등 고객들이 지갑을 열 수 있는 가성비 상품을 늘리기로 했습니다.
슈퍼와 통합 소싱을 통해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잡으면서 매장의 90%를 식료품으로 채운 특화매장 '그랑 그로서리'와 미래형 점포 '제타플렉스'를 주축으로 매장 리뉴얼에도 힘을 주기로 했습니다.
[ 김우연 기자 / kim.wooyeon@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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