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올 한해는 요동치는 세계 시장 속에서 우리 기업들의 희비도 엇갈렸습니다.
이 가운데 조선업계는 올해 좋은 실적을 거두면서 그동안 암울했던 분위기를 바꾸는 데 성공했는데요.
올해 조선 산업과 관련한 이야기 스튜디오에 나와 있는 보도국 취재기자와 함께 나눠보겠습니다.
현연수 기자 안녕하세요.

【 기자 】
네, 안녕하세요.

【 앵커멘트 】
올 한해 국내 산업계는 미중 갈등에 따른 공급망 재편과 지정학적 리스크, 고금리로 인한 소비 부진 등 여러 이슈로 혼란스러웠는데요.
조선업계의 분위기는 어땠는지 말씀해 주시죠.

【 기자 】
네, 일단 종합적으로 말씀드리면 국내 조선 3사의 성적이 올해 모두 좋았습니다.

오랜 적자를 끝내고 흑자로 전환한 것부터 의미 있는 한 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먼저 삼성중공업이 올해 1분기에 3사 중 제일 먼저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삼성중공업은 1분기 영업이익 196억 원을 기록하면서 22개 분기 만에 흑자를 맛봤고, 2분기와 3분기에도 흑자를 유지했습니다.

HD한국조선해양은 2분기에 713억 원으로 흑자로 전환했고, 3분기에도 690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한화오션도 셋 중 가장 늦긴 했지만, 3분기에 741억 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이렇게 세 회사가 동반 흑자를 기록한 게 거의 11년 만이라고 하는데요.

이런 분위기를 타고 분기 실적뿐만 아니라 연간 실적도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들어보니 확실히 올해 조선업계가 반전에 성공한 것 같은 분위기네요.
그렇다면 우리나라 조선 기업들의 성적이 이렇게 오른 이유는 무엇인지 말씀해 주시죠.

【 기자 】
올해 국내 조선사들이 선택한 전략은 바로 '선별 수주'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는 이익률이 높은 선박을 위주로 수주를 따냈는데요.

저가 수주로 마진이 낮은 경쟁을 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LNG 선박을 비롯한 고부가 선박 수주 비율이 크게 늘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차세대 선박 점유율은 50~60%대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정부는 이를 80%까지 올린다는 목표입니다.

선별 수주가 가능했던 이유로는 국내 조선사들이 앞으로 3년치 물량을 이미 채웠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 올해 수주 목표치를 채우지 못해도, 당분간 물량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 앵커멘트 】
이렇게 좋은 소식들이 가득하지만, 과제도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떤 점이 앞으로 개선돼야 할 부분으로 거론되고 있나요?

【 기자 】
조선업계가 불황에 빠진 기간 동안 많은 노동자들이 반도체 공장 등으로 유출됐습니다.

그런데 이제 국내 조선업계가 일감을 3년 이상 확보하는 등 상황이 개선되니까, 임금을 올리는 등 유인책을 쓰고 있는데요.

하지만 생각보다 인력 이동이 원활한 상황은 아닙니다.

그러다 보니 부족한 인력을 외국에서 충당하고 있는데요.

산업부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국내 조선업계는 1만4천여 명의 생산인력을 고용했는데, 이중 외국인 비율이 무려 8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렇게 정부까지 나서면서 인력을 충원하고 있지만, 아직 숙련도와 의사소통 문제 등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습니다.

【 앵커멘트 】
조선업계가 이렇게 오랜만에 호황을 맞았는데, 내년에는 어떨지도 자연스럽게 궁금해지는데요.
업계에서는 내년 전망을 어떻게 보고 있나요?

【 기자 】
네, 일단은 올해의 업황이 내년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은 것 같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4년 1분기 제조업 경기전망지수는 83으로 집계됐는데요.

이 수치가 100보다 낮다는 건 대다수 업종에서 부정적 기류가 우세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중 조선업은 103을 기록하면서 몇 안 되는 긍정 전망을 보인 업종 중 하나였습니다.

다만, 기술 경쟁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의 분위기를 조심스럽게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특히 내년이 앞으로 조선업계의 향방을 판가름할 기점이 될 것으로 봤는데요.

잠시 인터뷰 듣고 오겠습니다.

▶ 인터뷰(☎) : 김용환 / 서울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 "내년이 향후 한 5년 내지 10년을 바라볼 수 있는 중요한 시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한국이 가지고 있는 주력 제품이 중국에 잠식당할 거냐 말 거냐 그 사안들이 거기에서 나올 것 같고요."

중국의 추격이 거세게 이어지는 가운데, 내년에도 국내 조선 기업들이 바쁘게 움직여야 할 것 같습니다.

【 앵커멘트 】
말씀처럼 내년도 정말 바쁜 한 해가 될 것 같네요.
현연수 기자, 잘 들었습니다.

[ 현연수 기자 / ephalon@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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