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비둘기파적인 발언 이후 미 증시가 랠리를 펼치자 연준 위원들이 진화에 나섰습니다.
뉴욕특파원 연결해서 자세한 발언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김용갑 특파원, 금리 인하 기대감에 대한 경계론이 나오고 있다고요. 관련 내용 전해주시죠.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미 연방준비제도의 위원들이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감에 대해 경계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연준은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이후에 내년에 세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 비둘기적 성향을 드러낸 바 있습니다.
이에 다우지수가 사상 최고치로 상승하는 등 반등을 보이자, 연준 위원들이 진화에 나선 건데요.
이번에는 연준 내에서 통화정책 완화를 주장하는 비둘기파로 꼽히는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발언에 나섰습니다.
비둘기파 인사까지 경계론을 펼치고 있는 상황인데요.
굴스비 총재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이 의도한 메시지를 시장이 오해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굴스비 총재는 "약간 혼란스럽다"며 "시장은 그들이 듣고 싶은 말을 연준에게 주입시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래의 특정정책에 대해 토론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해당 회의에 대해서 투표를 한다"고 밝혔습니다.
시장이 자신들의 기대감을 반영해 연준에 대한 과도한 해석을 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은 겁니다.
그러면서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감도 과도하다고 봤습니다.
굴스비 총재는 "내년 금리인하 횟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연준의 전망보다 더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연준은 점도표를 통해 내년에 세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를 예고했지만, 시장에서는 이에 두 배인 여섯 차례의 기준금리를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보고 있습니다.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 선물시장에서 연준의 내년 연말 금리가 3.75~4.00%일 가능성은 37%로 가장 유력합니다.
현재의 기준금리인 5.25~5.50%와 비교하면 0.25%포인트씩 총 여섯 차례 금리를 내려야 가능한 금리 수준입니다.
이는 결국 시장에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이 팽배하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월가에서는 금리인하 시기가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는데,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이코노미스트들은 3월부터 금리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가 지난주에 3월 금리인하 고려는 시기상조라고 말하고, 애틀란타 연준의 총재도 인플레에 대한 확신을 위해 수개월이 필요하다고 말했지만 시장의 기대감은 여전합니다.
골드만삭스는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내년 S&P500지수의 전망치를 5천100으로 기존 대비 무려 8.5%나 상향조정했습니다.
시장의 기대감이 이처럼 과도하자 오늘 굴스비 총재가 진화에 나선건데, 이에 앞서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도 비슷한 발언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FOMC 회의 다음날인 13일 "현재 금리 인하에 대해서 논의하고 있지 않다"며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에 집중하고 있다"고 발언한 바 있습니다.
한편, 미국에서는 주식투자가 급증하고 있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올해 가을에 발표된 연방준비은행의 소비자금융조사에서 2022년 기준으로 미국 가구의 약 58%가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3년마다 실시되는 조사인데, 현재의 비중은 가장 높은 가계의 주식 보유율입니다.
3년전인 2019년만해도 미국 가구의 약 53%가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 앵커멘트 】
시장을 움직인 주요 뉴스들도 살펴보겠습니다.
홍해발 물류대란 리스크에 국제유가가 상승했습니다. 미국에서 애플워치의 판매가 중단됐다고 하는데 관련 소식도 함께 전해주시죠.
【 기자 】
국제유가가 해운사들의 홍해 운항 중단 소식에 상승했습니다.
현지시간으로 18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 WTI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배럴당 1.04달러, 1.46% 오른 72.47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세계 2위 석유사인 영국기업 BP가 홍해 운항을 중단한다고 밝힌 소식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예멘의 후티 반군은 홍해의 민간 선박을 대상으로 공격을 벌이면서 운항 중단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에 개입하기 위해 예멘 반군 후티는 홍해에서 민간 선박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예멘 반군 후티는 지난달 14일에 처음으로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이후에 홍해를 지나는 선박들을 공격하거나 위협해왔습니다.
반군의 계속되는 홍해 압박으로 위협을 느낀 글로벌 해운사와 에너지업계는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최단항로인 홍해에서 수에즈운하, 지중해로 연결되는 루트를 포기하고 있습니다.
이에 세계 2위 석유사인 BP가 홍해를 이용한 석유 수송을 잠정 중단하기로 한 겁니다.
앞서 덴마크 해운사인 머스크도 지난 15일에 운항을 일시 중단하도록 지침을 내린 바 있습니다.
홍해 운항을 중단할 경우, 아프리카를 돌아가는 우회로를 이용해야 하는데, 평균 7~8일이 더 소요됩니다. 결국 길어진 운항 시간 만큼 더 높은 비용을 부담하게 됩니다.
다음으로 이날 시장의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받은 뉴스는 단연 애플의 스마트워치 판매 중단 소식입니다.
애플은 현지시간으로 18일 성명을 통해 애플워치 시리즈9와 울트라2의 판매가 12월21일부터 온라인에서 중단되고, 24일부터는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중단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애플의 이번 미국 시장판매 중단은 특허 분쟁 때문입니다.
2020년부터 애플 워치에는 미국의 의료기기 제조사 마시모가 자체 개발한 혈중 산소센서가 탑재돼 있습니다.
그런데 마시모가 애플로부터 특허를 침해당했다고 소송을 냈고, 국제무역위원회는 지난 10월 애플이 마시모의 특허를 침해했으며 침해 기기의 판매를 중단해야 한다고 판결을 했습니다.
마시모는 성명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기업이라도 법을 준수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조치로 애플에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애플의 시리즈9과 울트라2 모델은 애플워치 판매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애플이 구체적으로 해당 제품 라인의 수익을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이는 연간 400억 달러 이상을 창출하는 웨어러블, 액세서리 사업의 핵심입니다.
애플은 지난 3분기 실적발표에서 애플워치로 약 170억 달러를 벌어들인 바 있습니다.
애플은 이번 국제무역위원회, ITC의 결정에 대해서 "잘못된 것이며 번복되어야 한다"고 밝혔고 항소할 계획입니다.
애플이 미국에서 핵심 제품의 판매를 중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매일경제 김용갑입니다. [ gap@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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