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했습니다.
두 번 연속 금리동결인데요.
뉴욕특파원 연결해서 자세한 내용 확인해보겠습니다.
김용갑 특파원, 미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기로 했죠. 관련 소식 전해주시죠.
【 기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했습니다.
연준은 FOMC 정례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5.25~5.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지난 9월 이후 두 번 연속 금리 동결입니다.
연준의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은 예상된 수순이었는데요.
이에 기준금리 결정보다는 성명서와 파월의 발언에 더 관심이 쏠려왔습니다.
일단 성명서에서는 미국의 경제상황에 대해서 3분기에 강한 속도(strong pace)로 확장됐다고 평가를 했습니다.
이는 직전 성명서에서 경제에 대해 견조한 속도(solid pace)라고 표현했던 문구와 비교하면 더 강한 표현입니다.
실제로 미국의 경제는 3분기에 GDP 성장률이 연율로 4.9%를 기록하면서 강한 성장세를 증명한 바 있습니다.
파월 의장은 FOMC 직후 기자회견에 나섰는데요.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시장에서는 그동안 12월에도 금리인상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사실상 금리인상이 마무리되었다는 시각이 지배적인 상황인데요.
파월은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며 인플레이션 2% 달성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또 "두 차례 동결 이후 인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은 틀렸다"고 지적하며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파월은 또 "인플레이션 2% 목표까지 충분한 제한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최근 국채금리가 급등하면서 연준의 긴축적인 역할을 대신하고 있지만, 여전히 인플레이션 2% 달성을 위해서 긴축적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이같은 금리인상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파월의 발언을 믿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연준이 다음 달에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82%까지 치솟았습니다.
다음으로 국채금리의 급등과 관련해서 파월은 "연준의 통화정책을 반영한 것으로만 보지는 않는다"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통화정책 외에 재정정책 등을 고려한 발언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에 시장에서는 이날 FOMC 전에 발표되는 미 재무부의 국채 발행과 관련한 세부적인 계획에 더 주목하기도 했습니다.
미 재무부는 장기 국채 발행에 있어 속도 조절에 나섰습니다.
일단 발표된 계획에 따르면, 재무부는 다음주 1천120억 달러 규모의 국채를 발행합니다.
이는 지난 분기 1030억 달러 보다 소폭 증가한 규모이며, 시장의 전망치에 거의 부합하는 수준입니다.
10년물과 30년물의 발행 증가규모는 이전 계획과 비교하면 더 줄었습니다.
이는 최근 10년물 국채금리가 5%를 넘어서는 등 급등세를 진정시키기 위한 조치로 풀이됩니다.
이날 재무부의 발표 직후 10년물 국채금리는 하락세를 보였고, 연준의 결정 이후 하락폭을 키워 0.11%포인트 하락한 4.76%에 거래됐습니다.
한편, 뉴욕증시는 기준금리 동결에 힘입어 사흘째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21.71포인트, 0.67% 상승한 3만3천274.58에 장을 마쳤습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전장보다 44.06포인트, 1.05% 상승한 4천237.8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10.23포인트, 1.64% 상승한 1만3천61.47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 앵커멘트 】
연준이 계속해서 이야기하는 고용시장과 관련한 지표도 이날 발표가 됐습니다.
고용지표들이 이야기하는 고용시장 분위기는 어떤가요?
【 기자 】
이날 공개된 고용지표는 다소 엇갈리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먼저 노동시장의 수요를 보여주는 구인 규모는 9월 들어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 노동부가 공개한 구인·이직보고서에 따르면, 9월 민간기업 구인 건수는 955만 건으로 전월 대비해서 0.6% 증가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시장의 전망치는 940만건이었는데, 이를 웃돌았습니다.
이는 미국의 경제 상황에서 여전히 노동의 수요가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구인 건수는 올해 3월 이후 감소세를 보이다가 8월부터 2개월 연속해서 증가세를 기록했습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노동시장이 완화되면서 임금상승 압력이 감소하기를 원하고 있지만, 여전히 수요가 증가한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실업자 1명당 구인은 1.5로 이전과 동일한 수준이 유지됐습니다. 이는 2022년 정점이었던 2%에 비해서는 하락했지만, 연준은 팬데믹 이전인 1.2%을 바라고 있습니다.
이번 9월의 구인 증가는 주로 레저 부문에 의해서 주도됐습니다.
전반적으로 봤을 때 1년전과 비교하면 완화됐지만, 여전히 노동시장이 강력하다는 신호입니다.
반면, 미국의 10월 민간 고용 증가세는 시장의 전망을 밑돌았습니다.
ADP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10월 민간 부문 고용은 전월 대비 11만3천 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9월의 8만9천명 증가보다는 확대됐지만, 시장의 전망치였던 13만 명은 하회했습니다.
부문별로는 교육 및 보건서비스 부문에서 4만5천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증가하면서 고용 증가를 이끌었습니다.
다음으로 무역·교통·유틸리티 분야에서 3만5천명이 증가했고, 금융에서 2만1천명, 레저·접객 부문에서 1만7천명이 증가했습니다.
기업규모로 보면 50인에서 499인 규모의 중견기업에서 7만8천명이 증가하며 고용증가를 주도했습니다.
인플레이션과 직결돼 중요한 부문인 임금은 1년전과 비교해 5.7% 상승했습니다. 이는 2021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의 상승입니다.
ADP의 넬라 리처드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특정 산업이 고용을 주도하지 않은 균형 잡힌 고용 증가였다"며 "노동시장이 둔화했지만 강력한 소비를 지원할 정도는 충분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날 발표된 ADP의 고용보고서는 미 노동부가 발표하는 공식 고용보고서보다 이틀 먼저 나오기 때문에, 이 지표를 가늠하는 역할을 하곤합니다.
하지만 노동부의 공식 수치와 큰 차이를 보이기도 해서 신뢰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편, 미국의 제조업 경기는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 ISM이 발표한 10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 PMI는 46.7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시장의 전망치였던 49.2를 하회하는 수준입니다.
시장에서는 10월 지수가 전월 49보다 소폭 상승한 49.2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를 하회했습니다.
미국 제조업 경기는 12개월 연속 50을 밑돌며 위축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매일경제TV 김용갑입니다. [ gap@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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