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출혈 수주전을 방불케 하던 여의도 한양아파트 시공사 선정이 연기됐습니다.
한양아파트 사업 시행자인 KB부동산신탁의 시공사 입찰 공고에서 위법소지가 발견되면서인데요.
단순 일정 연기가 아닌 시공사 선정 전면 재검토의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연내 시공사 선정이 불가능하다는 예상도 나옵니다.
김두현 기자입니다.
【 기자 】
오는 29일 시공사 선정 총회가 예정됐던 여의도 한양아파트.
지난주 시공사 선정 총회가 돌연 연기됐습니다.
한양아파트 재건축 시행자인 KB부동산신탁의 시공사 선정 과정에 위법 소지가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사업시행자의 권한이 없는 부지를 포함시켜 정비계획에 맞지 않는 입찰 공고를 냈다는 것입니다.
관할 구청은 이에 불응할 시 수사기관 고발 등 법에 의거한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시가 지적한 부분은 두 가지입니다.
한양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롯데슈퍼 상가 부지는 정비구역이 아니고, 토지 소유주의 동의도 얻지 못한 구역이지만 입찰 공고에 포함됐습니다.
또한 현재 3종 일반주거지역에 위치한 한양아파트를 종상향된다는 가정하에 일반상업지역으로 공고를 냈습니다.
일반상업지역으로 지정된 신속통합기획안은 아직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하지 않은 안인데, 이를 기반으로 시공사 선정에 나섰다는 것입니다.
시정 조치요구였지만, 이에 불응한 압구정3구역의 경우 설계사 선정 자체가 무효화되는 사례가 있기에 결국 시공사 선정 부재자 투표를 하루 앞둔 지난 19일 연기를 결정했습니다.
만약 시공사 선정이 전면 재검토가 되면 연내 시공사 선정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문제를 계기로 신탁 방식 정비사업 대한 인식이 변화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비사업 관계자는 "신탁방식 장점인 신속성과 전문성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라며 "이 사례가 신탁방식을 반대하는 쪽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문제를 통해 한양아파트 소유주, 시공사 입찰에 도전한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 모두 피해자가 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매일경제TV 김두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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