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높은 기준금리 수준을 내년까지 이어갈 것이란 예상이 커지면서, 미국보다 우리 금리가 더 낮은 한미 정책금리 역전 현상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번 금리 인상기 한미 정책금리 역전 현상은 이달 기준으로 15개월가량 지속됐습니다.

한은은 미 연준에 앞서 지난 2021년 8월 기존 0.50%였던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금리 인상을 시작했습니다.

이어 2021년 11월, 2022년 1·4·5·7·8·10·11월과 올해 1월까지 0.25%포인트씩 여덟 차례, 0.50%포인트씩 두 차례 등 모두 3.00%포인트 올렸습니다.

이 같은 금리 인상 기조는 사실상 지난 2월 동결로 깨진 뒤, 3.5% 기준금리가 약 7개월 동안 유지되고 있습니다.

미 연준은 2022년 3월 0.00∼0.25%였던 정책금리 목표 범위를 0.25∼0.50%로 올린 것을 시작으로 지난 7월까지 모두 11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했습니다.

미국이 가파르게 금리를 인상하면서 지난해 7월 미국 기준금리(2.25∼2.50%)가 한국 기준금리(2.25%) 위로 올라가는 한미 기준금리 역전이 시작됐습니다.

이후 미국 기준금리에서 한국 기준금리를 차감한 역전 폭은 지난해 말 1.25%포인트에 이어 올해 7월 기준 사상 초유의 2.00포인트까지 확대된 뒤 유지되고 있습니다.

한미 기준금리 역전 기간은 일시적으로 금리 차가 없었던 지난해 8월을 제외하면 지난해 7월 이후 이달까지 약 15개월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한미 금리 역전 현상은 최소 내년 말, 길게는 후년 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연준은 지난달 19∼20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공개한 경제전망(SEP)에서 정책금리(중간값)가 올해 말 5.6%까지 오른 뒤 내년 말 5.1%, 2025년 말 3.9%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내년 중 금리 인하를 시작하겠지만 인하 속도는 점진적일 것으로 내다본 겁니다.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3.5%)를 감안하면 연준이 내년 중 금리 인하를 시작하더라도 당분간 미국의 정책금리가 한국보다 높은 역전 기간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앞서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인해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된 시기는 모두 세 차례입니다.

금리 역전기 1기는 1999년 6월부터 2001년 3월까지 21개월간 이어졌습니다.

2기는 2005년 8월부터 2007년 9월까지 25개월간, 3기는 2018년 3월부터 2020년 3월까지 24개월간 지속됐습니다.

[ 이유진 기자 / ses@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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