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간 국세 징수권 시효 만료로 사라진 체납 세금이 6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대규모 세수 결손이 불가피한 상황인 만큼, 체납 세금 징수를 강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2일)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징수권 시효가 만료된 체납 세금은 1조 9천263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앞서 ▲2020년 1조 3천411억 원 ▲2021년 2조 8천79억 원의 체납 세금이 시효 완성으로 소멸해, 3년간 사라진 세금은 모두 6조 752억 원에 이릅니다.
시효 완성으로 소멸된 체납 세금은 국세징수법이 개정된 2013년 22억 원을 기록한 뒤 점차 증가해 2018년 처음으로 1천억 원(1천782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국세청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체납자를 위해 압류재산 등을 정비한 2020년 이후부터는 1조 원대로 급등했습니다.
국세 체납액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2021년 말 99조 9천억 원이던 국세 누계 체납액은 지난해 2조 6천억 원 늘면서 100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이에 정부는 체납 세액 징수를 위한 추적 전담반을 구성해 징수 활동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올해 5월까지 국세 수입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조 원 이상 덜 걷히고, 예산 대비
진도율이 40%에 그치는 등 심각한 '세수 펑크' 상황을 조금이라도 개선하겠다는 취지입니다.
다만 실제 징수할 수 있는 금액은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해 체납 세액 중 징수 가능성이 높은 '정리 중 체납액'은 15.2%인 15조 6천억 원에 불과했습니다.
나머지 84.8%인 86조 9천억 원은 체납자에게 재산이 없거나 체납자가 행방불명된 경우, 강제 징수를 진행했으나 부족한 경우 등인 '정리 보류 체납액'이었습니다.
체납 세금의 대부분이 사실상 징수가 어려운 상황인 만큼, 전담반이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누적 체납액은 향후에도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체납 국세의 소멸 시효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현행법 따르면 체납 국세는 5억 원 이하의 경우 5년, 그 이상은 10년이면 시효가 완성됩니다.
수십억대의 세금을 체납했더라도 세무 당국의 눈을 피해 10년만 버티면 '없던 일'이 되는 것이다.
국회에서도 체납 국세의 소멸 시효를 최대 20년까지 늘리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국세기본법 개정안 발의가 검토되고 있습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은 "고액 체납자들이 소멸시효 제도를 악용하지 못하도록 국세징수권 소멸시효 기간을 확대하고, 성실납세자가 존경받는 납세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김우연 기자 / kim.wooyeon@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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