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역전세' 심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미 서울 일부 지역에서 평균 전세가가 최고점 대비 최대 20% 가까이 빠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세가가 지난해 2월 정점을 찍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시 맺어진 전세계약이 만기가 되는 내년 2월까지 전세가 하락 폭은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오늘(2일) 부동산R114가 서울 가구당 평균 전세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평균 전세가는 6억 513만 원으로, 2년 전 동월(6억 5천777만원) 대비 5천264만원(-8%) 빠졌습니다.
전세가가 최고점을 찍은 지난해 2월(6억9천139만원)과 비교하면 8천262만원(-12.84%)이 내렸습니다.
서울 평균 전세가는 지난해 2월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올 초 대비로도 3천여만 원 가까이 내렸습니다.
하락세를 감안하면 하반기 중 평균가는 6억원 이하로 내려갈 것으로 추산됩니다.
구별로 보면 송파구의 하락 폭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송파구의 6월 가구당 평균 전세가는 7억 7천52만 원으로, 2년 전의 9억 3천221만 원보다 1억 6천169만원이 빠져 17.3%의 하락률을 기록했습니다.
최고점(9억5천800만)과 비교하면 하락액이 1억 8천748만 원(-19.5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송파구와 맞닿은 강동구도 2년 전보다 13.23%, 작년 2월보다는 16.47% 내렸습니다.
관악구와 중구도 현재 가격이 최고가 대비 각각 17.08%와 15.81% 내려 송파·강동구와 더불어 하락률이 15%를 웃돌았습니다.
이처럼 송파·강동구의 전세가 하락 폭이 큰 것은 2년 전 해당 지역의 전세가가 과열 양상을 나타내며 다른 지역보다 높게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 7월 '임대차 2법' 시행으로 서울 전역의 전세가가 폭등하기 시작했는데, 특히 송파구와 강동구의 전셋값이 고공행진했습니다.
관악구와 중구의 경우 당시 실수요자가 너무 높은 전세금을 피해 중저가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풍선효과처럼 가격이 오르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반대로 은평구는 지난달 전셋값이 작년 동기보다 344만 원이 올랐으며 중랑구도 28만 원 상승했습니다.
최고점 대비로도 은평구와 중랑구 모두 5% 미만의 하락률을 기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전세시장의 수급 상황이 바뀔만한 별다른 요인이 없다는 점을 근거로 연말로 갈수록 전반적인 전셋값 하락 폭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전세시장이 되돌림 현상을 보이며 2년 전 더 많이 오른 곳이 지금 더 많이 내리는 것"이라며 "연말까지 시장 상황이 바뀔만한 요인이 안보여 현재 시세와 비슷하거나 더 빠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 김우연 기자 / kim.wooyeon@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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