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익은 '일회용 컵 보증금제' 결국 연말까지 미뤄져…"비용·위생 문제 해결돼야" 지적 잇따라

【 앵커멘트 】
카페에서 흔히 사용되는 일회용 컵은 재활용률이 낮아 환경에는 좋지 않죠.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일회용 컵에 보증금을 부과하는 제도가 연말에 시행되는데요.
비용이나 위생 문제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보도에 윤형섭 기자입니다.


【 기자 】
오는 10일 시행 예정이던 '일회용 컵 보증금제'가 연말로 미뤄졌습니다.

일회용 컵 보증금제는 소비자가 커피 프랜차이즈 등에서 음료를 주문할 때 일회용 컵에 300원의 보증금을 부과하고, 반납할 때 돌려주는 제도입니다.

점포들은 반납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컵에 의무적으로 바코드를 붙여야 하고, 내용물은 소비자가 직접 비워서 반납해야 합니다.

그러나 바코드 비용과 위생에 대한 우려 때문에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전민정 / 이디야 관악구청점 가맹점주
- "당도가 있는 음료들이 내부에 있으면 벌레가 꼬이거든요. 쌓아놓고 보관하기가 어렵고요…바코드 스티커를 붙이는 것과 회수를 받았을 때 컵을 씻는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컵이 제대로 씻기지 않았을 경우 위생 관리가 어려울 뿐더러 보관할 공간마저 부족하다는 설명입니다.

프랜차이즈 본사 또한 비용 부담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습니다.

▶ 인터뷰(☎) :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
- "라벨(바코드) 하나가 300원인데 한 롤에 천 개가 있어요. 한 롤이 30만 원이거든요. 이것을 유통하는 게 꽤나 비싼 가격이에요."

소비자들은 다소 회의적인 반응입니다.

이미 환경보호 등을 이유로 텀블러 사용을 생활화하고 있는데다, 일회용 컵을 반납하는 것 또한 번거롭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김보경 / 서울 관악구
- "(환경 보호) 취지 자체는 좋은데 300원을 위해서 그 번거로움을 감수할까 싶어요."

▶ 인터뷰 : 원윤수 / 경기도 이천시
- "텀블러가 조금 더 나을 것 같아요. 다시 번거롭게 (반납하러) 갈 필요 없고 자기가 세척해서 어디서든 쓸 수 있으니까 텀블러가 더 괜찮다고 생각해요."

프랜차이즈를 비롯한 점주들은 정부가 협의 과정에서 소통이 미흡했다고 지적합니다.

보증금제를 시행함에 있어 추가적으로 소요될 비용이나 위생 등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라는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컵의 표준 용기를 지정하는 등 제도를 보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컵 회수 등을 용이하게 하고 재활용이 잘 되는 용기를 마련하겠다는 설명입니다.

소비자 또한 체감하는 제도가 실행되기 위해서는 업계의 의견이 반영된 현실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매일경제TV 윤형섭입니다. [ yhs931@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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