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모든 제약사의 본업이자 가장 큰 목표는 신약 개발이라고 할 수 있죠.
신약 개발에는 1조원이 넘는 천문학적 비용과 15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상용화에 성공할 확률도 0.02%로 극히 낮은데요.
상황이 이렇다보니 신약 개발은 뒷전에 두고 보다 쉽게 돈벌기에 급급한 제약사들이 있습니다.
제약업계에서는 대표적인 제약사로
광동제약이 꼽히는데요.
업계에서 매출액만 따지면 3위로 대형제약사로 볼 수 있지만 연구개발(R&D) 투자액은 매출액 기준 상위 10개사 중에서 '꼴찌'이기 때문입니다.
고진경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비타500과 옥수수수염차, 삼다수 등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알 법한 음료들.
모두 음료 제조사가 아닌 제약사
광동제약의 제품입니다.
음료 사업은
광동제약 매출의 80%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특히 삼다수는 지난해 전체 매출의 40%에 육박했습니다.
광동제약은 국내 제약업계 '빅 5'에 들어가는 대형 제약사.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다트(DART)에 따르면,
광동제약의 올 상반기 매출은 6천233억 원으로 업계 매출 순위 3위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연구·개발(R&D) 투자액은 상위 10개 제약사 중 꼴찌를 기록했습니다.
광동제약의 상반기 R&D 투자액은 54억 원.
매출의 1%도 안 되는 비용을 R&D에 투자한 건데, 상위 10개 사의 R&D 평균 투자액인 485억 원의 10분의 1 수준인 셈입니다.
200억 원 가까이 투자한 중견 제약사
일양약품과
보령제약 등에도 크게 뒤쳐집니다.
이 같은
광동제약의 행보는 제약 업계 흐름과 정반대입니다.
올 상반기 신약 개발에 1천억 원이 넘게 투자한
한미약품을 필두로, 대부분 제약사들은 R&D 비중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특히
유한양행과
대웅제약은 R&D 비용을 각각 16%와 9% 늘리며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습니다.
종근당과 GC
녹십자를 포함한 대형 제약사들이 매출액의 10% 이상을 R&D에 쏟는 건 기업의 미래가 투자에 좌우되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업계 관계자
- "의약품 개발에는 막대한 시간하고 비용, 그리고 인력이 투입이 되거든요. 일종의 제약 사업의 소임이라고 볼 수 있는데 그 대목에 소홀하다면 제약기업으로서의 생존, 나아가 발전하는 부분에 있어서 반드시 한계가 있을 겁니다."
광동제약이 올해 의약품 부문을 강화하겠다며 추진한 바이오 기업 '
바이넥스'와의 사업 협력을 두고도 업계의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바이넥스는 의약품 위탁생산업체로,
광동제약의 투자 목적 자체가 신약 개발이 아니라 '바이오시밀러', 즉 복제약 생산과 유통에 중점이 맞춰졌다는 겁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광동제약 관계자는 "기존 사업 강화와 신사업 개발로 일반의약품 론칭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고 답변했습니다.
제약 주권의 확보를 위해 신약 개발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광동제약이 언제쯤 제약사로서의 정체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입니다.
매일경제TV 고진경입니다.
[ 고진경 기자 / jkkoh@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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