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금융권에서 관피아가 다시 부활하고 있습니다.
관료와 마피아의 합성어인 관피아는 세월호 사태를 계기로 비판을 받으며 주춤하는 모습을 보여왔는데요.
최근 손해보험협회를 시작으로 다시 관피아 논란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금융사를 감독하던 금융감독원 2인자가 6개월 만에 감독을 받는 금융사로 이동하는 게 적절할까요?
김용갑 기자입니다.


【 기자 】
손해보험협회 차기 회장에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사실상 내정됐습니다.

정 이사장은 행정고시 27회로 재무부와 금융위원회를 거친 관료 출신입니다.

은행연합회 김태영 회장 후임으로는 임종룡,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이, 생명보험협회에도 진웅섭 전 금감원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습니다.

모두 고위 관료 출신입니다.

정치권에서는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이 같은 '관피아' 척결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 인터뷰 : 안혜진 / 국민의당 대변인
- "정지원 이사장은 2014년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2015년 한국증권금융 사장, 2017 한국거래소 이사장직을 거쳐온 현 정권과 가장 막강한 친분을 과시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과거 적폐 시절과 크게 다를 바 없는 모피아의 득세에 국민의 공분이 날로 쌓여가고…"

올해 초에는 3연속 내부 출신 은행장을 배출하던 기업은행에 청와대 출신의 윤종원 전 경제수석이 은행장으로 취임하기도 했습니다.

정부의 입김이 강한 민간기업도 예외는 아닙니다.

서울보증보험은 법적으로 민간기업이지만, 공적자금이 투입돼 예금보험공사의 지분이 90%를 넘습니다.

역대 대표 자리는 대부분 관피아가 차지해 왔습니다.

지난 2017년 첫 내부 출신인 김상택 대표가 취임했지만, 기업은행처럼 다시 관피아가 눈독을 들이고 있는 상황.

차기 대표 선임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서울보증보험 대표 후보 공모에 서태종·유광열 전 금감원 수석부원장이 지원했습니다.

유광열 전 수석부원장의 경우 올해 6월까지 금융감독원에서 근무를 했습니다.

유 전 수석부원장이 취임한다면 6개월 만에 서울보증을 감독하던 금융감독기구의 2인자에서 감독 대상인 금융사의 대표직으로 자리를 옮기는 셈입니다.

이는 공직자윤리위의 취업제한에 해당할 수도 있습니다.

▶ 인터뷰(☎) : 조연행 / 금융소비자연맹 회장
- "서울보증보험은 금융감독원의 피감기관인데, 관련성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석부원장이 기업에 가서 사장으로 있으면 후배들이 제대로 관리감독을 할 수 있겠나는 의심이 드는거죠."

세월호 참사 이후 사라지던 관피아가 다시 부활하며 금융권이 과거로 회귀하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김용갑입니다. [gap@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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