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간 외교 갈등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 일본에 방역물품을 지원해 논란이 된 경주시장이 22일 자신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경북 경주시가 지난 17일 자매결연 도시인 일본 나라시와 교류도시인 교토시 등에 방호복과 방호용 안경 등을 지원했습니다.

21일 이 사실이 경주시 홈페이지에 공개되면서 "일본을 왜 돕느냐"는 항의글이 게시판에 빗발치자 직접 해명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이날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우리 경주시가 자매ㆍ우호도시 관계를 맺고 있는 일본의 나라시와 교토시에 방역물품을 지원한 데 대해 밤사이 엄청난 비난과 공격에 시달렸다"며 "토착왜구다, 쪽발이다, 정신 나갔냐, 미통당답다 등등 평생 먹을 욕을 밤사이 다 먹은 것 같다"고 말을 시작했습니다.

이어 주 시장은 이번 물품 지원이 '상호주의 원칙'에 따른 것임을 강조하며, 지난 2016년 경주 지진 당시 일본을 비롯한 해외 자매 도시들로부터 도움받은 일화를 상기했습니다.

코로나19 당시 중국 우호 도시들로부터 방역물품을 지원받은 사실도 밝히며 "지금 일본은 비닐 방역복과 플라스틱 고글이 없어 검사를 제때 못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긴 호흡으로 한일 관계를 바라봐달라고 주문했습니다.

주 시장은 이 글에서 "한·중·일 관계는 역사의 굴곡도 깊고 국민감정도 교차하지만 긴 호흡을 가지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할 관계"라고 주장했습니다.

주 시장은 시민들에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반일이 아니라 미래지향적인 극일이라는 점을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당부했습니다.

앞서 주 시장은 당시 보도자료에서 “어려울 때 돕는 것이 진정한 친구이자 이웃”이라며 “누가 먼저 손을 내미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지금은 한일 양국이 코로나 대응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 조문경 인턴기자 / sally3923@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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