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요즘 삼성·신한·롯데카드 등 주요 카드사들에게 핀테크 어플리케이션인 '토스'는 아주 특별한 존재인 듯 보입니다.
카드사들이 여신전문금융업법으로 막힌 신규 고객 유치 마케팅을 규제에서 자유로운 '토스'에서 우회적으로 진행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심지어는 코로나19라는 엄중한 사태를 극복하기 위한 재난지원금 신청자를 잡기 위해서도 토스를 통한 우회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재난지원금만큼은 공격적 마케팅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던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호소가 실적만을 생각하는 카드사에게는 공허한 메아리일뿐이라는 얘기죠.
도를 넘어선 주요 카드사들의 '토스' 마케팅을 이예린 기자가 들여다봤습니다.
【 기자 】
'최근 1년간 카드 사용액이 없는 회원들에게 10만 원 현금을 돌려준다.'
토스를 통해 각종 신용카드사들이 벌이고 있는 이벤트입니다.
사실상 카드를 새로 발급한 사람들에게 5만~10만 원의 현금이나 토스머니, 커피쿠폰을 주는 겁니다.
▶ 스탠딩 : 이예린 / 기자
- "롯데카드와 신한카드,
삼성카드 등은 토스로 발급한 카드에 대해 소액을 결제할 경우 최대 10만 원까지 캐시백을 해줍니다. 마케팅 비용은 카드사들이 전액 지불하고 있습니다."
카드사들이 직접 마케팅 대신 토스를 통해 우회적인 행사를 펼치는 이유는 뭘까?
규제를 속속 피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말해 '막으면 돌아서 가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겁니다.
현행법은 카드 '신규 발급'에 따른 혜택을 제공하는 것을 철저히 규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토스는 카드사가 아니기에 관련법 적용을 직접적으로 받지 않는 데다가, 행사 조건에서 '신규 발급'이라는 말 대신 '최근 6개월~1년간 사용액이 없는 회원'이라고 명시해 발급과의 연계성을 최소화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행사 대상은 사실상 카드 신규 발급자를 대거 포함하며, 카드사가 마케팅 책임자로 비용을 전액 지불하고 있어 문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히 이달 재난지원금 신청자들이 몰리면서, 당국에서 제재했던 카드 마케팅이 토스를 통해 우회적으로 우후죽순 펼쳐지고 있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제기됩니다.
▶ 인터뷰 : 은성수 / 금융위원장 (지난 8일)
- "(재난지원금 신청에서) 부수적으로 마케팅이 돼야 하는데, 마케팅이 우선돼 과열화되는 것은 철저하게 자제해 원래 우리가 (의도)했던 숭고한 뜻이 잘 전달되기를 당부드립니다."
업계와 당국에서는 토스 마케팅이 현행법상 규제를 적용하기 애매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여신업계 관계자
- "캐시백을 해주는 주체가 토스잖아요. 예를 들어 카드사가 자체 마케팅으로 '똑같은 조건으로 (혜택을) 드립니다' 하면 그건 좀… 솔직히 말씀드리면 (신규) 발급과의 연계성이 문젠데. 이 부분에 있어선 논란이 있는 것 같아요."
▶ 인터뷰(☎) : 금융당국 관계자
- "금융위원회에서 유권해석한 게 있는데. 조건이 '신규 발급자'에 한해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면 안 된다는 입장이었거든요. (토스 마케팅은) '신규 발급자'가 아닌 경우에도 무차별적으로 경제적 이익을 주는 거잖아요. 이 부분에서 규제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신규 발급은 물론 1년간 휴면이었던 카드들에까지 혜택을 주는 토스 마케팅, 카드사들은 이러한 규제 사각지대를 공격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이예린입니다.
[ 이예린 기자 / yrl@mk.co.kr ]
영상취재 : 손종수 기자
영상편집 : 박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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