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에서 '힘의 상징'으로 꼽히는 헤라클레스.
중세 유럽인들은 이 힘센 영웅의 육체미를 조각으로 형상화했다.
그 중 유명한 작품인 '활 쏘는 헤라클레스'는 몸을 뒤로 젖힌 신(神)이 활을 힘껏 잡아당긴 찰나를 빚은 동상이다.
활을 잡은 팔뚝의 팽팽한 근육과 직선으로 뻗은 활시위 끝은 강인함과 넓은 공간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쌍용차의 야심작 '뷰티풀 코란도'는 활 쏘는 헤라클레스의 모습을 닮았다.
전모델 코란도C의 동글동글한 외형을 벗고 8년 만에 선보인 풀체인지업 모델은 힘센 영웅의 모습처럼 전·측면이 날렵하고 세련됐다.
적당히 차가 밀리는 주말 오후 '뷰티풀 코란도'를 타고 서울 근교를 달렸다.
4인용 텐트와 테이블 등 캠핑 장비를 실었지만 뒷좌석을 따로 접어 공간을 넓히지 않아도 트렁크수납이 넉넉하다.
뷰티풀 코란도의 적재공간은 '매직 스페이스' 파티션을 열 경우 최대 551리터, 골프백 4개 또는 유모차 2대를 동시 수납할 수 있다.
디젤 엔진이지만, 평소 하이브
리드 차량을 타는 기자에게 주행소음은 크게 거슬리지 않았다.
외부소음의 차단 정도를 느끼기 위해 속도를 올렸는데, 고급 세단처럼 정숙한 것은 아니지만 바람소리에 라디오 볼륨을 높일 필요는 없었다.
승차감은 물침대처럼 과하게 출렁이지 않으면서도 노면의 잔충격을 적당히 흡수했다.
쌍용차는 올초 뷰티풀 코란도의 공개석상에서 '블레이즈 콕핏' (Blaze Cockpit) 적용을 강조했다.
아날로그 계기판을 없애고 10.25인치 디지털 인터페이스를 탑재해 '미래차' 같은 실내
디자인을 구현했다는 것이다.
동급 최초로 적용한 풀 디지털 클러스터는 속도 계기안전 경고·미디어 작동은 물론 내비게이션 기능도 수행한다.
다소 과장을 보태 뷰티풀 코란도의 운전석에 앉으면, 마치 '항공기 조종석에 앉은 기분'을 느낄 법 하다.
다만 운전자 취향에 따라 34가지 컬러로 실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인피티니(Infinity) 무드램프는 '세련된 미래차 감성' 혹은 '90년대 관광버스 천장같은 촌스러움'으로 평가가 갈렸다.
그러나, 실내
디자인의 호불호를 떠나 자율주행시스템의 편리함에는 이견이 없을 듯 하다.
뷰티풀 코란도는 상용화 최고 수준인 2.5레벨 자율주행 시스템을 적용했다.
'인텔리전트 어댑티드 크루즈 컨트롤'을 설정하고 핸들과 페달에서 손발을 떼자 스스로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며 가다서다를 반복했다.
크루즈 모드를 켜더라도 운전자는 반드시 전방을 주시해야 하지만, 밀리는 도심에서 브레이크와 가속페달을 바쁘게 밟지 않는 것 만으로도 운전 피로도가 훨씬 줄어드는 셈이다.
이날 운행한 거리는 도심과 고속도로를 포함해 130여 km.
연비는 공인연비인 14.1km/ ℓ보다 낮은 12.3km/ ℓ를 기록했다.
쌍용차는 올 1분기 창사 이래 최대 매출액을 달성했다.
티볼리·렉스턴 등 '전통 강자'들이 톡톡한 역할을 했지만, 9분기 연속 영업손실의 고리는 여전히 끊어내지 못했다.
헤라클레스를 닮은 뷰티풀 코란도가
쌍용차의 실적을 번쩍 들어올릴 수 있을까?
SUV 강자로 불리는
쌍용차가 신차 뷰티풀 코란도에 또 한 번의 '무쏘 신화'를 기대하고 있다.
[ 이명진 기자 / pridehot@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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