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의를 표명했던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임기가 끝나는 6월 초까지 완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원장이 자리를 지키면서 조기 대선까지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인 'F4'를 통한 비상대응 체계가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6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이복현 원장은 오는 7일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주재하는 금융상황 점검회의에 참석합니다.
금감원은 5대 금융지주와 ▲은행연합회 ▲금융투자협회 ▲한국거래소 등과 함께 관계기관 참석 대상에 포함됐는데, 이 원장이 직접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전보다 더 현안을 꼼꼼히 챙기고, 내부 회의도 본인이 다 챙기려고 하는 분위기"라며 사퇴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 진단했습니다.
이 원장은 미국이 상호관세를 발표한 지난 3일과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결정이 난 4일 이틀 연속 열린 F4 회의에도 모두 참석했습니다.
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도 "워낙 시기가 엄중하고 시장이 어렵기 때문에 '원팀'이라는 메시지도 중요하다"며 "F4는 현재 체계가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이 원장은 지난 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상법 개정안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것과 관련, 김병환 금융위원장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나 탄핵 선고 이후 열린 F4 회의나 시장점검회의에 예정대로 참석하고, F4 멤버들도 현 체계를 중심으로 한 시장 대응 원칙을 강조하면서 이 원장이 남은 두 달 임기를 채울 것이라는 게 금융권 안팎의 중론입니다.
이 원장의 돌출 행동들과 정제되지 않은 발언들에도 F4 멤버들이 사의를 만류한 것은 'F4 회의의 안정적인 운영' 자체가 시장에 주는 메시지가 크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F4 회의는 지난 2022년 5월 레고랜드 사태로 인한 채권시장 유동성 위기에 대응하면서 본격 가동됐습니다.
이후 새마을금고 뱅크런 사태와
태영건설 워크아웃 등 경제·금융 대형 이슈에 경제·금융·통화당국 수장들이 직접 모여 연착륙을 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비상계엄 이후에는 한은의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통한 무제한 유동성 공급 등을 발표하면서 빠르게 시장을 안정시켰습니다.
최상목 부총리의 권한대행 시절, 헌법재판관 임명 논란으로 국무위원 간 대립이 있을 때도 이창용 총재와 이복현 원장 등이 공개 지지 발언을 하며 우군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수장들이 직접 모이다 보니 의사소통이 빠르고 매끄럽게 이뤄진다"며 "F4 회의가 꾸준히 열리는 것 자체가 시장 안정 메시지가 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 김우연 기자 / kim.wooyeon@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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