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이 남긴 선거자금 2억달러, 해리스가 쓸 수 있나”…트럼프와 대결 승리는 글쎄

美 민주 대선후보 향배는

바이든 해리스 지지 밝혔지만
흥행 극대화위해 경선할수도
내달 19일 전대서 공식지명

해리스, 말실수로 잦은 구설
여론조사서 트럼프에 밀려

오바마, 해리스 지지 안밝혀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로이터 = 연합뉴스]
세계의 관심은 ‘포스트 바이든’이 누가 될 지에 쏠린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후보 사퇴를 공식선언한 21일(현지시간),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위원들은 새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온라인 투표 준비에 들어갔다.

오하이오주 후보 등록 마감일인 다음달 7일 이전에 새 후보를 선출하려면 늦어도 이번주 안에 준비를 마쳐야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전폭적 지지’를 밝혔다.

이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에 표를 던지기로 한 민주당 대의원들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전망이다.

해리스 부통령이 ‘후보 1순위’ 라는 것은 분명하지만 전당대회까지 한 달 정도가 남은 만큼, 최종적인 후보 지명까지는 여러 변수가 남아있다.


① 해리스로 승계? 다른 후보 등장?
민주당은 다음달 19일 일리노이주 시카고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를 공식 지명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미 지난 1~6월 전체 대의원의 99%를 확보했는데, 그가 사퇴했기 때문에 다른 후보도 해리스 부통령에 도전할 수 있다.

이 경우 1차 투표에서는 ‘선언 대의원(pledged delegate)’ 3937명만 투표가 가능하며, 과반이 넘지 않으면 ‘슈퍼 대의원’으로 불리는 당연직 대의원 739명의 표까지 합쳐 집계한다.


남은 기간을 고려할 때 해리스 부통령으로 ‘평화적 승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당내 반발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등이 ‘경선’을 언급한 만큼, 대외적 흥행을 위해서라도 다른 후보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해리스 부통령 역시 “얻어내고 승리하겠다(earn and win)”라고 언급했는데, 공개 경쟁을 받아들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② 해리스 확정때 러닝메이트는 누구?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후보로 확정될 경우 부통령 후보가 누가 될 지도 관심이다.

‘백인 남성’이 가장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민주당에서 가장 인기있는 주지사로 꼽히는 앤디 버시어 켄터키 주지사(46)가 거론된다.

경합주 민심을 아우를 수 있는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로이 쿠퍼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 J. 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도 있다.


대통령 후보로도 거론되는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다만 뉴섬 주지사는 해리스 부통령과 같은 캘리포니아여서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마크 켈리 연방 상원의원(애리조나)이 러닝메이트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과 가까운 필 머피 뉴저지 주지사의 지명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③ 2억달러 선거자금 쓸 수 있나
바이든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 이유 중에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해리스 부통령이 아닌 다른 후보가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선출되면 더 많은 선거자금이 필요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바이든 캠프는 7월 2억4000만달러(약 3443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고, 트럼프 캠프는 2억8500만달러(약 3956억원)를 확보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선거 캠페인을 공유하고 있어 이 기금에 접근할 수 있다.

재계단체 ‘리더십 나우 프로젝트’에 따르면 다른 후보가 후보직을 이어받게 되면 기부자에 환불을 제안해야 하고, 기부자가 동의해야 새로운 후보에게 자금을 보낼 수 있다.

바이든 캠페인이 DNC에 직접 송금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이 경우에도 자금을 후보자에 직접 전달하는 것은 어렵다.


④ 해리스는 트럼프를 이길 수 있을까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후보직 사퇴 성명 발표 직후에 자신의 러닝메이트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당 대선 후보로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2021년 6월 백악관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연설 장면을 지켜보는 바이든 대통령의 모습. [AFP = 연합뉴스]

해리스 부통령은 2019년 민주당 대선후보로 얼굴을 알렸다.

당시 바이든 후보를 날카로운 언변으로 몰아세웠지만, 카리스마가 부족하고 대중적인 인기가 없다는 것이 약점이다.


말실수와 무례한 행동 등 잦은 구설에 오르면서 부통령 재직시에도 큰 존재감이 없었다는 평가다.

폴리티코는 최근 트럼프 계열 슈퍼팩(정치자금 모금단체)이 진행한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상 대결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경쟁력이 바이든 대통령보다 못한 것으로 나왔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2019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반감을 여지없이 드러내왔다.

아이러니하게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이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에 도전했던 2011년과 2013년 6000달러를 기부한 이력이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딸 이방카도 2014년 해리스 부통령에 2000달러를 기부했다.


⑤ 오바마, 해리스 지지안한 이유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이후 성명을 내고 “오늘 우리는 또 그가 ‘최고의 애국자(a patriot of the highest order)’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 언급도 없었다.

빌·힐러리 클린턴 부부가 공동 성명에서 “지금은 해리스를 지지하고 그녀를 당선시키기 위해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다해 싸워야 할 때”라고 밝힌 것과는 대조적이다.


대신 오바마 전 대통령은 “나는 우리 당의 지도자들이 뛰어난 후보가 나올 수 있는 과정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선언 대신, 공개적인 경쟁을 거쳐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자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사퇴여론 배후로 오바마 전 대통령을 지목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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