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택 한양증권 대표
▲CEO 오늘

한양대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한양학원이 15일 한양증권 매각 추진을 공식화했습니다.

한양증권은 이날 "최대주주인 한양학원이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나 매각 대상자, 매각 금액, 매각 방식 및 매각 일정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결정되거나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1개월 이내 또는 구체적 사항이 결정되는 시점에 재공시할 것"이라고 공시했습니다.

이번 공시는 지난 12일 한국거래소가 한양증권에 최대주주 등 지분 매각 추진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한 데 따른 것입니다.

임재택 대표가 이끌고 있는 한양증권은 자기자본 기준 국내 30위권의 중소 증권사로 지난해 영업이익은 462억 9천475만 원, 당기순이익은 351억 417만 원에 달합니다.

기업금융(IB), 채권 부문에 강점이 있는 '작지만 강한' 증권사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최대주주인 한양학원의 지분율은 지난 3월 말 보통주 기준 16.29%입니다.

특수관계인 포함 지분율은 40.99%입니다.

한양증권 시가총액(1천775억원, 12일 기준)과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하면 매각가는 1천억 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양학원은 산하 건설사 한양산업개발과 한양대병원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한양증권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양산업개발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파동으로 지난해 496억 1천900만 원의 당기 순손실을 냈습니다.

한양대병원은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파업 여파로 경영난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한양증권 인수에 관심 있는 기업으로 KCGI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경영 활동의 평가

△한양증권 실적 성장

임재택 대표는 2018년 대표직에 오른 뒤로 한양증권 실적 개선세를 이끌었습니다.

한양증권은 2024년 1분기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134억 원을 냈습니다.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3.3% 늘어난 수치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2.1% 늘어난 196억 원을 나타냈습니다.

채권, 운용, 기업금융(IB) 등 3개 부문이 호실적을 기록했습니다.

한양증권은 2023년 연간실적으로 연결기준 순이익 351억 원을 냈는데 전년과 비교해 46.07% 늘어난 금액입니다.

자기매매부문 이익이 크게 늘면서 실적 개선세를 이끌었습니다.

자기매매 부문 영업이익은 24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2.8% 늘었으며, 같은 기간 기업금융 부문은 부동산시장 침체 영향으로 8.4% 줄어들었습니다.

대표 부임 전 3년(2016~2018년) 순이익 평균은 55억 원에 불과했는데 2023년 기준 351억 원으로 7배로 늘어난 것입니다.

증권업이 호황이었던 2021년에는 순이익 794억 원을 내면서 최대 실적을 냈습니다.

당시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이익 1천억 원을 넘기기도 했습니다.

취임 당시 2699억 원이던 자기자본은 2024년 1분기 말 기준 4964억 원으로 84% 증가했고, 자기자본이익률(ROE)도 부임기간 6년 동안 평균 13%를 기록하면서 2018년 1.7%에서 큰 폭으로 끌어올렸습니다.

임재택 대표는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2024년 4번째 연임에 성공했습니다.

당시 한양증권 이사회는 임재택 대표의 재선임 이유를 두고 "회사 내부사정에 정통하고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당사에 적합한 전략 수립 능력과 추진력을 겸비했다"며 "업계에 부정적 이슈가 많았음에도 철저한 리스크관리와 원칙중심 경영으로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생애

임재택 대표는 1958년 6월22일 충남 보령에서 태어났습니다.

서울 여의도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회계학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1987년 쌍용투자증권에 입사했습니다.

굿모닝증권(현 신한투자증권)으로 자리를 옮겨 기업금융부장과 마케팅본부장을 지냈습니다.

IM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메리츠종합금융증권 고문, GB프라이빗에쿼티 부회장을 거쳐 2018년 한양증권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습니다.

당시 한양증권 최초로 비한양대 출신 최고경영자라는 점이 주목받았습니다.

한양증권의 최대주주인 학교법인 한양학원은 그동안 한양대 출신에게만 최고경영자 자리를 맡겨왔습니다.

서울대 출신인 임재택 대표에게 최고경영자 자리를 넘긴 것은 그만큼 임 대표에게 거는 기대가 컸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한양증권은 그동안 사학재단이 대주주인 탓에 보수적이고 수동적이라는 평가가 있었는데, 이에 임 대표는 기존 한양증권 문화에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취임 1년여 만에 회사의 이름만 빼고 모조리 뜯어고쳤다는 평가를 받으며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는 '혁신경영'을 기치로 내걸었습니다.

특히 임재택 대표는 다양한 소통 노력을 통해 배려하고 포용하는 리더십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2023년에는 임재택 대표가 5개월 동안 매일 아침 모든 부서를 만나 응원을 전하는 '돌체'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그 결과 한양증권의 기업문화가 진취적이고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입니다.

증권업계에서 한 우물을 판 증권맨으로, 서울대학교 동기인 박정림 전 KB증권 사장, 정영채 전 NH투자증권 사장과 모임을 주도하는 등 다른 증권사 경영자들과도 활발히 교류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학력/경력

학력 : 1976년 여의도고등학교 졸업
1985년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1987년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원 회계학 석사

경력 : 1987년 쌍용투자증권 입사
1996년 쌍용투자증권 삼성동지점장
1999년 굿모닝증권 기업금융부장
2007년 굿모닝신한증권 마케팅본부장
2010년 솔로몬투자증권 리테일사업본부장
2012년 IM투자증권 경영기획본부장
2013년 IM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2015년 메리츠종합금융증권 고문
2016년 AJA인베스트먼트 부회장
2017년 GB프라이빗에쿼티 부회장
2018년 3월 한양증권 대표이사 사장


▲어록

"다양한 분야에서 S급 인재들이 한양증권으로 몰리고 있다.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던 일이다. 질적 변화가 시작됐다. 기세도 좋다. 한양증권에 빛나는 봄이 찾아왔다."
(2024년 4월, 경영회의 연설)

"2024년은 선수 경영의 모범을 보인 한 해였다. 느린 소걸음이 가장 빠른 걸음이라는 걸 입증했다. 2023년 긴 호흡과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부동산 PF 우발채무 0.00%를 기록했다." (2023년 12월28일, 한양증권 신년사)


[ 황주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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