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 / 사진 - 연합뉴스
▲CEO 오늘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10일 동해 심해 가스전 탐사 분석을 수행한 미국 액트지오(Act-Geo)의 체납 사실을 한국석유공사와 계약 당시에는 몰랐다고 밝히고, "정부를 대표해 죄송하다"고 말했습니다.

최남호 차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액트지오의 체납과 법인 자격과 관련해 석유공사와의 계약 당시에도 알고 있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죄송합니다만 계약 당시에는 몰랐다"고 거듭 말했습니다.

액트지오는 지난해 2월 석유공사와의 계약 당시 1천650달러 수준의 법인 영업세(Franchise tax)를 체납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후 석유공사와 산업부가 '액트지오가 법인 자격을 유지한 상태였기 때문에 용역계약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이 이어지자 이날 브리핑을 통해 최남호 차관이 거듭 설명하고 사과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체납 부분이 (액트지오가 분석한) 자료의 전반적인 신뢰성에는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최 차관은 액트지오가 추후 시추탐사 위치를 결정하는 데도 일정 부분 관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시추 위치 결정과 관련한 계약도 액트지오와 체결돼 있다는 것입니다.

최 차관은 "액트지오가 전체적인 자료 해석과 작업을 수행해 전반적인 시추 위치 선정에 대해서도 잘 알 것으로 안다"며 "다만 결정은 석유공사가 한다. 기본적인 책임은 석유공사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동시에 최 차관은 프로젝트 추진에 대한 당위성과 의지도 피력했습니다.

특히 가스전 개발이 추진되는 동해 일대의 광구를 새로 설정한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유망구조가 복수 광구에 걸쳐 있어 개발·투자를 위한 구획을 새롭게 정리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게 최 차관의 설명입니다.

그는 "(기존 광구 설정은) 유망구조 도출 이전에 설정된 광구로 투자 유치 및 개발에 최적화되지 않는다"며 "이달 중 안덕근 장관 주재로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전략회의'를 열어 현재 8광구와 6-1광구로 나눠진 동해 일대 광구를 재설정할 방침"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오는 7월 중에는 첫 시추공을 뚫을 특정 해역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에너지업계 안팎에서는 지난 7일 임기가 끝난 김동섭 현 석유공사 사장이 본격적인 시추에 앞서 교체되고 새로운 인사가 이번 프로젝트를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건사고

△'대왕고래'공개 자료, 돌연 비공개 전환

포항 영일만 앞바다의 심해 가스전 개발, 이른바 '대왕고래' 프로젝트 관련 일부 자료가 당초 '부분공개자료'에서 '비공개자료'로 전환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 지역의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밝힌 후 이의 근거가 되는 분석 결과를 내놓은 미국 '액트지오'를 자문업체로 선정하는 과정과 해당 업체의 전문성 등 관련 의혹이 꼬리를 물자 추가 검증을 위한 자료를 제공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10일 정보공개포털에 따르면 '대왕고래 탐사시추를 위한 케이싱 설치 용역'과 '대왕고래 탐사시추를 위한 시추작업 현장감독' 관련 계약 자료는 당초 '부분공개 자료'였으나, 자료 제공기관인 한국석유공사의 공개여부 수정으로 관련 자료 확인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회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액트지오와 석유공사 간 주고받은 공문에 대해 '영업 기밀'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가 동해 가스전 개발과 관련한 국회의 자료 요구에 불성실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에 대해 최남호 차관은 "관련 자료들은 해저 지형도가 다 나오는데, 이것을 공개하면 안보상으로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회가 열리면 적절한 방법으로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 자료를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추가 검증 해외전문가도 액트지오 관련자

액트지오의 동해 심해 가스전 탐사자료 분석 결과를 두고 정부는 "해당 결과만으로는 안심이 안 돼서 추가 검증 작업을 거쳤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런데 당시 추가 검증을 벌였다는 해외 전문가 중 한 명이 액트지오 소유주인 비토르 아브레우의 논문에 공동저자로 참여했던 사실이 전해졌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실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지난해 7월 '동해 울릉분지 종합기술평가 해외 전문가 자문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여기엔 미국 텍사스대학 오스틴캠퍼스 지구과학대학의 데이비드 모릭 교수, 세르게이 포멜 교수 등 3명이 자문단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가운데 모릭 교수는 아브레우 고문의 2003년 논문에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과거 아브레우 고문과 공동연구를 진행했던 인사가 액트지오의 평가결과 검증에 참여한 것인데, 검증 결과의 객관성에 의문이 제기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석유공사는 "순전히 전문성만을 고려하여 해외자문단을 선정했다"며 "아브레우 대표는 자문단 선정 과정에 일절 관여한 바 없다"고 못박았습니다.

이어 "심해분야 전문가 인력이 매우 협소한 점을 감안할 때 연구과제 등을 같이 할 개연성이 높은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석유공사는 "모릭 교수와 아브레우 대표가 논문 공동저자임을 사전에 전혀 몰랐다"면서 "모릭 교수는 공정하게 자문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생애

최남호 차관은 1969년 출생으로, 성동고와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나와 행정고시(38회)로 공직에 입문했습니다.

산업부에서 에너지자원정책관, 시스템산업정책관, 산업정책관, 기획조정실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했습니다.

서기관 시절 당시 대통령실 파견과 미국 실리콘밸리 한국무역관 파견 경험이 있습니다.

윤 정부 들어서는 기획조정실장으로 발탁돼 국회와 소통하며 산업부 예산을 책임지는 중책을 맡기도 했습니다.

특히 에너지자원정책관 등을 거친 경험을 토대로 2차관 역할에 적임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또 최 차관은 업무 능력과 선후배들과의 원만한 소통 능력까지 두루 겸비해 산업부 안팎에서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산업부 대변인을 두 차례나 맡기도 했습니다.


▲학력/경력

경력 : 1995년 4월 제38회 행정고시 합격
2008년 지식경제부 방사성폐기물과장
2009년 2월 이명박 대통령비서실 지식경제비서관실 행정관
2010년 3월 지식경제부 미국 실리콘밸리 파견 한국무역관
2013년 12월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담당관
2016년 4월 국가기술표준원 기술규제대응국장
2017년 8월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정책관
2018년 2월 산업통상자원부 시스템산업정책관
2019년 2월 산업통상자원부 제조산업정책관
2022년 7월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조정실장
2023년 9월 산업통상자원부 대변인
2024년 1월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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