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책이길래 예상 낙찰가가 53억?”…한때 1500년 동안 묻혀 있었다는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책 중 하나
이집트 성경 사본 경매 나와 눈길
기독교 초기 문헌들 기록돼 의미
1500년간 묻혀 있다 발견된 후
서적 수집가 소장품, 시장 나와

크로스비-쇼엔 코덱스. [크리스티 경매 홈페이지 캡처]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책 중 하나로, 기독교 연구에 혁명을 일으킨 것으로 평가받는 이집트 성경 사본 이 경매에 나온다.

3~4세기경에 작성된 것으로 알려진 기독교 전례서인 ‘크로스비-쇼엔 코덱스’(Crosby-Schøyen Codex)가 11일 런던 크리스티 경매장에 나온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9일(현지시간) 전했다.

예상 경매가는 200만~300만파운드(약 25억1000만원~52억7000만원)이다.

한 이집트 수도승이 초기 기독교 문헌들을 모아 파피루스에 콥트어로 작성한 104쪽 분량의 성경 사본에는 베드로서와 요나서 일부가 실려있다.

이 책은 알 수 없는 이유로 약 1500년 동안 묻혀 있다가 발견됐다.

크리스티의 서적과 필사본 분야 수석 전문가인 유지니오 도나도니는 “크로스비-쇼엔 코덱스가 기독교 연구에 혁명을 일으킨 20세기의 3대 발견물 중 하나”라고 밝혔다.

지중해 주변에서 기독교가 처음 전파되던 당시의 자료인 데다, 유대교 전통에 여전히 경도돼 있으면서도 스스로를 이와 구분되는 ‘기독교인’으로 규정하던 초기 기독교인의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크로스비-쇼엔 코덱스는 1981년까지 미시시피대학이 소장했으나, 이후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1988년부터는 노르웨이의 서적·필사본 수집가인 마르틴 쇼엔이 가지고 있었다.

쇼엔은 이번 경매에 크로스비-쇼엔 코덱스 외에도 13세기 히브리어 원고를 포함한 61점의 소장품을 내놓을 예정이다.